우울증상을 보이는 2형 당뇨병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정신운동속도와 기억 등의 인지기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워싱턴대학 정신과 마크 설리번(Mark D. Sullivan) 교수가 JAMA Psychiatry에 발표했다.

2형 당뇨병환자의 최대 20%는 우울증 진단기준에 포함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양 질환은 각각 치매의 독립위험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3천명 환자 40주간 추적해 인지기능 평가

치매의 독립된 위험인자인 당뇨병과 우울증. 양쪽 질환에 모두 걸리면 치매 발병 위험은 2배 높다고 보고됐다.

그러나 설리번 교수는 "이들 연구에서는 치매 진단을 진료카드에 의존했기 때문에 감도가 떨어져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고 지적했다(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교수는 ACCORD시험의 대상자 가운데 2,977명을 선별해 인지기능 및 뇌크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ACCORD-MIND시험 데이터를 이용했다.

ACCORD시험은 HbA1c 7.5% 이상이고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엄격 또는 표준적인 혈당관리가 혈관장애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것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우울증 평가도구인 PHQ-9의 점수가 10점 미만(경미~경도)군과 10점 이상(중등도~중도)군으로 나누고 시험초기, 20주 후 및 40주 후에 평가한 인지기능 점수를 구해 변화 차이를 비교했다.

'숫자부호변환테스트(DSST)'로는 정신운동속도를, 'Rey청각성언어학습테스트(RAVLT)'로는 기억을, 수정 Stroop테스트로는 실행기능을 평가했다.

DSST 및 RAVLT 점수는 높을수록, Stroop 간섭 점수는 반대로 낮을수록 인지기능이 좋다.

10점 이상군에서 모든 인지기능 평가점수 크게 감소

대상자 2,977명 가운데 PHQ-9 점수가 10점 이상인 경우는 531명(18%)이고 젊은층이었다.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으며 저학력자와 흡연자가 많은게 특징이었다.

또 인지기능을 평가할 수 있었던 20주 후가 2,764명, 40주 후가 2,664명이었다.

10점 미만과 10점 이상에서 40주 까지의 각 인지기능 평가점수의 변화 차이를 검토했다.

그 결과, 모든 인지기능평가점수에서 PHQ-9 점수가 10점 미만인 경우에 비해 10점 이상에서 인지기능이 크게 낮앚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혈압관리별(엄격 대 표준), CVD 기왕력 유무, 시험초기 HbA1과 인슐린 사용 유무 등으로 보정해도 마찬가지였다.

당뇨병 미발병자와 우울증 치료 중인 당뇨병환자에서도 검토해야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설리번 교수는 ACCORD시험은 당뇨병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만큼 당뇨병 미발병자와 비교가 필요하다는 점, 원래 우울증 진단 보조도구인 자가신고식 PHQ-9만을 이용했다는 점 등 일부 한계점이 있음을 인정했다.

교수는 그러나 "당뇨병환자에서 우울증 합병이 인지기능을 떨어트릴 수 있음을 현시점에서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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