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제의 종류에 상관없이 마취되는 메커니즘은 모두 동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과 미국 미시건대학 공동연구팀은 케타민, 프로로폴, 세보플루란 등으로 전신마취한 수술 중 환자 48명의 뇌 정보 흐름의 방향과 양을 분석한 결과,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의 정보 흐름이 억제되는 순간 사람의 의식도 사라진다는 공통된 변화를 확인했다고 Anesthesi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분자구조나 신경생리학적 특성이 현저히 다른 수면제나 마취제일지라도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 이동하는 정보의 흐름을 억제해 사람의 의식을 없애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메커니즘은 특정 약물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수면제, 마취제에 의한 의식 소실의 공통된 작용 기전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마취 후 의식의 소실과 회복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음은 물론 의식이 소실되고 회복되는 사이의 중간 과정, ‘무의식의 깊이’도 뇌 정보 흐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수술 중 돌연 각성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해리성(환각성) 마취제인 케타민(ketamine)으로 전신마취한 30명, 흡입마취제인 세보플루란(sevoflurane)과 정맥마취제인 프로로폴(propofol)로 전신마취한 각 9명 등 총 48명의 수술 환자 뇌파를 얻어냈다.

신호분석방법(표준화 기호전달 엔트로피)을 이용해 인지를 담당하는 전두엽(뇌 앞부분)과 감각정보 처리를 하는 두정엽(뇌 뒷부분)의 뇌파를 분석하고 전두엽과 두정엽 간 정보 흐름의 방향과 양을 측정해 보았다.

그 결과, 3가지 마취제 모두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 이동하는 정보 흐름은 전신마취 후 의식을 잃음과 동시에 급격히 감소했지만 그 반대 방향 흐름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면 혹은 마취중이라도 외부로부터의 시각, 후각, 청각 등 감각에 관한 정보 처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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