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pylori 환자에서 위암이 발병하는 메커니즘이 해명됐다.

일본 게이오의대 소화기내과 스즈키 히데카즈 교수팀이 지난 24일 도쿄에서 열린 프레스세미나에서 "제균요법 이후에도 H. pylori가 생산하는 CagA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임상시험 성적에서도 암 위험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제균요법과 함께 지속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 pylori에 감염되면 염증, 만성위염, 위축성위염의 과정을 거쳐 위암을 일으킨다. 하지만 감염 후 암 발병까지는 수십년이 걸리는데다 모든 감염자가 암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또 위암 발병에 관여하는 H. pylori 유래 CagA는 통상 단백질 분해시스템인 오토파지(세균이 자신의 소기관이나 세포성분을 분해하는 과정)에 의해 분해된다.

CagA가 사람의 위점막세포에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는 스즈키 교수팀이 2012년에 해명했다.

H.pylori 감염 배양세포를 이용한 시험에서 교수팀은 H.pylori에 의해 CagA가 위점막세포에 주입될 경우 어떻게 오토파지가 유도되는지를 관찰했다.

H.pylori는 CagA 이외에 다양한 공동화독소(VacA)를 생산하는데, 그 중 하나인 m1형 VacA를 CagA 발현세포에 직접 투여하자 오토파지가 유도됐다.

즉 H.pylori는 CagA를 생산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생산한 m1형 VacA를 통해 활성산소종(ROS)를 축적하해 오토파지를 유도하여 결국에는 CagA가 분해되는 것이다.

오토파지를 유도하는 장본인은 CD44v9

그러나 CagA가 안정화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교수팀은 m1형 VacA의 일부가 차단되면 오토파지가 유도되지 않아 CagA가 안정화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위암의 전암병변인 장상피화생에서는 암줄기세포처럼 미분화세포가 검출되는데 그것이 어떤 원인으로 인해 암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H.pylori 감염례의 위점막상피세포에서는 암줄기세포의 마커분자인 CD44+ 및 CD44variant(CD44v)9이 발현이 증가한다.

교수에 따르면 암줄기세포에 CagA를 주입하자 CD44v9가 발현해 Ros 저항성이 나타나고 CagA 분해성 오토파지의 유도를 억제해 CagA가 안정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균성공례의 암줄기세포에서도 D44v9,CagA 확인

내시경치료를 받았거나 예정된 조기위암환자를 H. pylori 제균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3년간 관찰한 일본의 임상시험에서는 제균군의 위암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약 44% 감소했다.

반대로 말하면 56%는 위험이 있다는 셈이다. 위암환자는 위점막상피세포에 암줄기세포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제균해도 재발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스즈키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제균에 성공한 위암환자의 암줄기세포내에 CD44v9,CagA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장상피화생을 포함한 위점막위축례에서는 제균에 성공해도 검사는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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