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혈액수치가 정상범위에서 벗어나면 시스템이 이를 담당의사에게 전달해 준다. 진료받으러 병원에 들어오자마자 환자에게 오늘의 할 일을 알려준다.

병실에서는 환자가 누운 채 터치모니터로 검사 결과 및 치료 스케줄을 확인하며, 환자식 메뉴도 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원비 정산이나 필요한 서류를 신청할 수 있다.

영화에서나 나올듯한 이러한 스마트한 병원 시스템이 분당서울대에서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인공지능형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1년 8개월간 총 250억원을 투입, 성공적으로 오픈했다고 22일 밝혔다.

세계 최초로 EMR(전자의무기록) 개발에 성공해 종이·차트·필름 등이 없는 100% 디지털병원으로 오픈한 분당서울대는 이번 스마트병원 시스템 도입으로 의료 IT 선도병원으로 자리를 굳혔다.

2010년에는 미국의료정보경영학회(HIMSS)로부터 최고 수준의 의료정보시스템으로 인증받음으로써 국내외의 공인을 받았다.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의 가장 큰 핵심은 환자들의 복잡한 정보를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해 필수 정보를 조합해 주는 것이다. 그런만큼 의료진의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는 "환자의 정보를 잘 요약해서 보여주면 짧은 시간에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어떤 서비스를 할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져 질 높은 진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뿐만아니라 의료정보를 분석해 의료서비스 표준화도 가능하다. 즉 의료인의 경험에 의존해 다양하게 진행되던 의료서비스를 분석해 표준화시켜 좀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의료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분당서울대는 총 13개의 진료과에서 146개의 표준화 진료지침(CP)을 개발, 이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입원 환자의 32.5%는 표준화 진료지침을 통해 효율적이고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표준화 진료지침이 적용되면 일자별로 진료 순서와 수술 및 치료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진행돼 누락되거나 중복되지 않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스마트 병원 시스템은 크게 외래환자용과 입원환자용으로 나뉜다.

우선 외래환자를 위한 대표적 시스템은 베스트가이드. 스마트폰에 전용앱을 설치해 두면 환자가 병원에 들어선 순간부터 블루투스로 인식해 ‘000님, 환영합니다.’ 라는 메시지를 띄워준다.

앱을 열면 진료가 예약된 관절센터 위치를 알려준다. 간호사실에 접수 후에는 단계별로 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 검사실 위치 및 검사 순서도 꼼꼼하게 알려준다.

입원환자를 위한 스마트베드 시스템은 침상에 설치된 터치패드를 이용해 시트교체, 청소요청, 병실이동 등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어 호텔의 룸서비스를 연상케 한다. 

TV시청과 인터넷은 기본이고 외래기록이나 입원기록과 같은 제증명 신청도 가능하며 오늘 받을 검사의 종류와 검사 방법, 먹고 있는 약물의 종류와 복용법에 대한 정보도 미리 볼 수 있다. 입원비 정산도 침상에서 간단히 해결한다.

회진 스케줄도 미리 알 수 있어 회진 의사에게 묻고 싶은 내용을 기록해두거나 전달할 수도 있다.

분당서울대의 이러한 시스템 서비스는 병원 밖이라도 예외가 아니다. 병원 고객이면 누구나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App)인 ‘Health4U’를 이용해 병원에서 검사한 기록이나 처방받은 약물정보를 조회할 수 있고 앞으로의 치료 일정을 관리할 수 있다.

내 진료 기록이나 검사 기록 조회는 물론이고 처방받은 약물정보는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도 해준다. 혈액검사 결과는 정상 결과치와 대조해 보여주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준다.

아울러 투약시간도 알려주며 사용자가 본인의 상황에 맞게 시간을 조정해 두면 그 시간에 알림 메시지도 보내주기도 한다.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백롱민 진료부원장은 "새로운 시스템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입원환자와 내원객들도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시스템이 필요한 데이터를 판단해 보여주고, 환자에게 위해한 상황을 걸러서 막아주거나 알려주는 것과 같은 인공지능형 시스템은 분당서울대병원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만큼 앞으로 의료계는 물론이고 정보통신 업계에서의 큰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