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는 집단 구성원의 경제, 사회,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단체를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인식이 전제되어야만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는 첫발을 제대로 디딜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이정희 교수는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 의미와 기대 효과라는 제목으로 의료정책 포럼(대한의사협회 발행)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로 인해 구성원인 의사들의 사회, 경제적 위상과 평판에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정치세력화의 범주와 방법의 설정에 따라 이같은 우려는 불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는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는 우리사회의 큰 진전이며, 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민주적 정치의사 형성과 정치발전의 토대가 마련된다고 말하고, 이러한 다원적 이익 표출 체계로의 전환은 한국 이익집단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수는 의사단체의 정치참여에는 2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는 우리사회의 기득권세력이었던 의사단체가 다원적 민주정치과정에 공개적 경쟁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로는 정책결정과정에서 단순한 권력관계가 아니라 전문지식과 정보 그리고 합리적인 설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념 성향이 퇴조하면서 전문가 집단의 정치적 역할과 입지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또 의사단체는 이미 정치세력화하는데 필요조건을 갖추고 있는 상태이며 다음 단계로 일상적인 정책 결정 과정과 선거과정을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상적인 정책결정 과정이란 신문, 잡지, 관련서적, 국회기록 등에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여 자체 연구기관을 활용하는 것이며, 각 정책이 결정되어 가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보좌관, 고위행정관료, 말단행정직원에 효율적인 로비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거과정을 통한 정치 개입이란 국회 상임위원회에 친의사단체 의원들을 많이 진출시키는 것이며 더 좋은 것은 의사단체의 구성원을 국회위원에 당선시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논문 말미에 이익집단 정치의 전환기적 상황으로 인해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가 늦춰져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는 다른 이익집단들 또는 다른 전문가집단들의 정치세력화와 차별성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수는 또 의료행위가 지닌 또 다른 차별성이 결국 모범적인 정치세력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의사 몇 명만 국회에 진출시키는 것만으로는 안되며 정책 이슈에 대한 논리적 전개와 투명하고 공개적인 로비활동을 통해 의사단체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수는 끝으로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의사 단체는 분화의 가능성도 큰 집단으로서 정치세력화에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순조로운 정치세력화의 길에 쉽게 안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