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이사장: 한진석 서울대 의대 내과 교수)가 다음달 14일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을 맞아 '건강한 삶에 필수적인 콩팥, 급성 콩팥 손상을 멈춥시다'라는 슬로건 아래 ‘급성콩팥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 수칙’을 마련했다.

아울러 급성콩팥병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학회 홍보대사로 개그맨 이수근 씨를 위촉해 콩팥건강에 대한 퀴즈 및 희망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캠페인에는 전국 8개 지역 건강강좌를 비롯해 소외지역 의료 봉사를 위해 민통선 내 통일촌과 해마루촌, 대성동 거주 주민을 대상으로 콩팥질환 무료 검진 및 건강강좌도 포함된다.

학회가 정한 ‘급성콩팥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 수칙’은 ▲의약품과 건강식품을 남용하지 않는다 ▲수분 부족과 탈수 현상을 피한다 ▲의사와 의논하여 콩팥기능을 규칙적으로 검사한다 ▲체력에 맞게 운동한다 ▲CT, MRI, 혈관 촬영 전 콩팥 기능을 확인한다 등 실생활에서 국민들이 쉽게 기억하고 적용할 수 있는 5가지.

한진석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은 세계콩팥의 날을 맞이해 "급성 콩팥 손상은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급성 콩팥병의 관리를 위한 5가지 생활수칙을 잘 지키면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급성콩팥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 수칙>
1. 의약품과 건강식품을 남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물은 간과 콩팥에서 해독이 되고 체외로 배설된다. 특히 콩팥은 거의 모든 약물의 배설기관으로서 약물에 매우 민감한 기관이라 양약 (진통소염제 등), 한약, 영양제, 보약 등을 복용할 때에는 항상 콩팥에 독성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알아보고 복용해야 한다.

콩팥의 약물 소화능력은 콩팥의 나이(기능)에 따라 다르다. 만약 콩팥이 소화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양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콩팥이 손상될 수 있고, 약물의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몸에 좋다고 하는 약, 좋다고 하는 식품도 콩팥의 기능(나이)에 맞게 복용하지 않으면 콩팥에는 해로울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약물을 많이 복용하는 것도 콩팥에는 해로울 수 있다. 특히 노인환자,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자가 그렇다. 이 경우에는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여러 과에서 많은 약을 처방 받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 약물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콩팥에 해가 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보고를 보면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 검증되지 않은 식물이나 화학물질 등을 이용한 소위 전통의학에 의존한 질병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저개발국가나 개발도상국의 경우가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콩팥병에 좋다고 통용되는 대체의학이 만연되어 있다.

전통의학에 이용되는 약재에 포함된 아리스톨로킥산 성분 (아리스톨로킥산은 쥐방울덩굴과 식물에 포함된 성분으로, 생약으로는 마두령, 방기, 목향, 청목향, 목통, 세신, 등칡 등)이 콩팥에 해가 된다는 것이 밝혀졌고, 암 발생과의 관련성도 밝혀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많은 약재가 콩팥에 해가 있는 아리스톨로킥산 성분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고하여 전통의학이 콩팥에는 위험할 수 있다고 하였다. 몸에 좋다는 전통약물이 오히려 콩팥에는 심각한 문제를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2. 수분부족과 탈수 현상을 피한다.

콩팥의 무게는 양쪽을 합하여 300g으로 작은 장기이지만 콩팥으로 가는 혈액의 양은 1분에 약 1 리터(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20-25%)로 대단히 많다.

심한 설사나 구토와 같이 우리 몸의 수분이 손실이 있는 경우 순환하는 혈액량이 감소하여 이차적으로 콩팥으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하여 소변이 적게 만들어 진다. 이러한 체내 수분감소가 오래가는 경우 급성으로 콩팥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라도 수액주사 등의 방법으로 부족한 수분을 공급하면 콩팥기능이 빠르게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구토나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는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콩팥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3. 의사와 의논하여 콩팥기능을 규칙적으로 검사한다.

당뇨병, 고혈압 환자, 혈뇨, 단백뇨가 있었던 사람, 관절염 약을 복용하는 사람, 콩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과 만성 비뇨기과/산부인과 질환이 있는 사람은 규칙적으로 콩팥 기능을 체크한다.

콩팥에서 소변이 만들어지면 이 소변은 콩팥 안의 콩팥깔대기라는 곳을 통해 요관을 거쳐 방광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런데 요관이 막히면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콩팥깔대기에 모이게 되어 콩팥깔대기는 점점 팽창하게 된다(이를 수신증(水腎症)이라고 함). 수신증이 심해질수록 콩팥의 실질은 점점 더 위축되게 되어 결국 콩팥기능이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지 요관이 막히게 되면 같은 기전에 의해 콩팥기능이 망가지게 되며, 요관을 막아서 콩팥기능을 망가뜨리는 흔한 원인으로는 암, 전립선염, 요로결석 등이 있다.

4. 체력에 맞게 운동한다.

우리 몸의 근육은 마이오글로빈이라고 불리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마라톤, 싸이클 같이 장시간 과도한 근육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근육의 여러 성분들이 혈액 내로 들어와 몸의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무리한 운동 뒤에 근육이 붓고 아프면서 붉은 소변이 나오는 경우는 급성콩팥병 발병의 우려가 크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몸의 적절한 수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5. CT, MRI, 혈관 촬영전 콩팥 기능을 확인한다.

CT 조영제의 경우 콩팥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컴퓨터 단층 촬영(CT)이나 자기 공명 영상(MRI)과 같은 첨단 영상 검사법들은 숨어 있는 질환을 찾아내는 데 있어 이전의 단순 촬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정확성을 보여 그 사용 빈도가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CT나 MRI 촬영 시 보다 정확한 영상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 조영제는 경우에 따라 여러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CT 촬영시 사용되는 조영제의 부작용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일부 환자에서 급격한 콩팥기능의 악화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과거 한 연구에 따르면 입원 환자에서 발생하는 급성콩팥병의 원인 중 조영제에 의한 경우가 세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흔했으며, 환자의 입원기간이나 예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한편 조영제의 사용 빈도는 최근 혈관 촬영술의 발달과 함께 더욱 증가되는 경향이며 고용량이 사용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조영제에 의한 콩팥 독성은 특히 당뇨병 환자나 75세 이상의 고령환자에게 잘 나타나며, 체액량이 감소되거나, 신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서 그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조영제를 사용하는 CT 나 혈관촬영을 받을 예정인 경우, 조영제로 인한 콩팥 독성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콩팥기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콩팥 기능이 저하된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이러한 검사 전 신장내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MRI 조영제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CT와 더불어 자주 사용되는 MRI는 CT와는 다른 종류의 조영제인 가돌리늄(Gadolinium)을 사용하게 되는데, 신기능이 많이 감소한 환자에서 이 조영제의 부작용으로 피부가 섬유화되어 딱딱하고 두꺼워지는 콩팥성 전신 섬유화증(nephrogenic systemic fibrosis, NSF)이 나타날 수 있다. 자주 발생하는 부작용은 아니지만 심할 경우 매우 심각한 후유증을 나타낼 수 있어, MRI 조영 촬영 전에 반드시 콩팥기능을 확인하고 사구체 청소율이 30 ml/min 이하로 감소한 경우에는 조영제 사용 MRI 촬영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최근 필수적 영상 진단법으로 자리 잡은 CT, MRI, 혈관촬영을 받아야 할 경우, 자신의 콩팥기능을 잘 알고 적절한 예방 조치를 통해 그 부작용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한신장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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