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前)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고령자에 우울증이 겹칠 경우 주의집중능력, 시공간지각능력, 실행기능 등 주요 인지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치매로 악화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노인 366명을 대상으로  신경심리검사한 결과, 우울증을 겪고 있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주의집중능력 등의 인지능력이 낮았다고 대한노인정신의학회 학회지에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이 저하돼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지장이 없어 질병 단계로 보지 않는다.

교수팀은 366명의 대상자를 우울증 있는 군(179명)과 없는 군(187명)으로 나누고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우울증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신경인지기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울증 집단과 비우울증 집단 간 언어능력, 기억능력은 유사했다. 반면 주의집중력은 10~12%, 시공간지각력은 13.4%, 계획·결정·추상적 사고 등의 실행기능은 26.4%나 낮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아직 치매로 진행되지 않은 경도인지장애라 하더라도 우울증이 동반되어 있으면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치매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도인지장애 노인들의 우울증을 덜어주는 가족 및 주변 이웃들의 정서적인 지원과 전문의의 진단 및 처방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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