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협상 곳간이 올해보다 다소 넉넉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10일 소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수가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재정운영위가 정하는 수가 가이드라인은 내년도 수가인상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침 성격을 갖고 있다.

재정소위 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함구하고 있으나, 적립금 4조3000억원에 올해 8월까지 발생한 2조7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흑자분을 고려해 올해보다 인상폭을 높이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건강보험 법정적립금 달성과 보장성 강화 등 사회 여건을 고려해 의지(부대조건)를 보이는 유형을 선별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소위원회 위원은 재정 인상폭이 국민부담으로 이어지고, 보장성 강화에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건강보험이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면서 공급자 상황이 다소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대한의사협회 등 공급자 단체는 올해 건강보험이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만큼, 이를 수가협상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재정소위가 수가인상률과 공급자 단체의 노력을 연계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올해 건보 재정이 다소 넉넉해졌다고 해도 미래 상황을 고려할 때 공급자 단체도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는 수가협상 과정에서도 읽힌다. 대한약사회 고원규 이사는 지난 10일 2차 수가협상 직후 기자들에게 "건보공단은 패(부대조건)를 가져와야 (수가를)인상해주겠다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운영위는 수가협상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한 차례 더 소위를 개최할 계획이다./데일리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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