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들의 간호인력난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신규 채용은 커녕 기존 간호사들까지 속속 떠나면서 병동을 폐쇄하는 병원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생존을 위해 막대한 대출을 받아 증축 또는 신축한 병원들의 경우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일부 병동은 가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 천안의 A병원은 기존 건물 리모델링과 신축 공사를 마치고 올해 초 500병상 규모로 확대 오픈했지만 간호사가 없어 아직까지 2개 병동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의 B병원 역시 증축을 통해 기존 367병상에서 524병상으로 규모를 늘렸지만 100병상 규모는 비워 놓은 상태다.

충남 당진의 C병원도 500억원을 들여 최첨단 신축 건물로 재오픈했지만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3개 층 병동의 문 조차 열지 못했다.

이들 모두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던 의료기관이었지만 갈수록 경영난이 심해지면서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신·증축을 단행했다가 오히려 더 큰 어려움에 맞딱드리게 됐다.

A병원 이사장은 “난국을 타개해 보고자 대출을 받아 증축했는데 제대로 오픈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B병원 이사장 역시 “불꺼진 병동을 바라보는 심정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퍽퍽하다”며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용도 변경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간호인력난은 신·증축 병원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간호사들이 대형병원으로 이탈하면서 아예 기존 병동을 폐쇄하는 상황이다.

실제 경북 포항의 D병원은 최근 70병상 규모의 5층 병동을 폐쇄했고, 전북 전주의 E병원도 병동 1개 층의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중소병원들의 간호인력난은 수치상으로도 확연하다. 전국 중소병원의 82.5%가 7등급 판정을 받아 입원료 감산 패널티를 적용받는다.

이들 병원의 78.9%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아 자동 7등급으로 분류된 상태다.

대한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은 “간호인력 절대부족 사태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입원 병동 줄폐쇄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데일리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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