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 출구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수술 거부 철회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새누리당 대선주자 정몽준 의원이 보건복지위원회 대신 기획재정위원회를 선택했다.

의협 집행부가 내부 진통을 각오하고 선택한 정몽준 카드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새누리당 복지위 간사는 재선 유재중 의원이 맡는다. 나머지 복지위에는 이한구, 김명연, 김정록, 김현숙, 김희국, 류지영, 민현주, 신경림, 신의진 의원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복지위를 택할 것으로 알려진 정몽준 의원은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과 함께 기재위 위원으로 활동한다. 의협이 기대를 걸었던 정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에도 불참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기재위를 선택함에 따라 건정심 구조 개편은 사실상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의협은 정 의원이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건정심 구조 개편을 약속한 만큼, 수술 거부를 철회한다고 밝혔었다.

타 상임위에 있는 정 의원이 건정심 개편에 관한 법안을 발의한다고 해도 면피용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통합당은 건정심 구조 개편에 매우 부정적이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건정심 구조 개편은 헌법 개정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며 잘라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의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복수의 국회 관계자는 전했다.

의협은 정몽준 카드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다고 한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최고 집행부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의사단체가 정 의원과 손을 잡은 것은 출구전략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의사단체 내부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주목된다.

의협 한 관계자는 "만약 정 위원이 기재위를 선택했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선진통일당 문정림 의원의 복지위 승선이 유력해졌다는 게 그나마 의사단체로서는 위안거리다. 새누리당이 복지위에 10명을 배정함에 따라 비교섭 단체 의원 몫으로 2석이 남게 됐다.

새누리당이 11명을 배정하면 비교섭 단체 몫이 1석에 불과해 의석수가 열세인 선진통일당은 복지위 위원을 배출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문 의원의 복지위 입성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문 의원마저 복지위 입성에 실패할 경우 의협 집행부는 거센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복지위 입성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짧게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복지위에 오제세 위원장과 이목희, 김성주, 김용익, 남인순, 양승조, 이언주, 이학영, 최동익 의원을 배정했다.

통합진보당은 서울대 약대 출신 김미희 후보가, 선진통일당은 문 의원 입성이 유력한 상태다./데일리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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