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미라를 연구하는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날 미라 연구학자인 계측기 전문업체 애질런트 기술이사인 UC 데이비스 루돌프 그림(Rudolf Grimm) 교수[사진]도 내한해 국내 학자들과 견해를 공유했다.

메디칼트리뷴은 컨퍼런스 개최 얼마 전에 루돌프 박사와 만나 미라와 관련한 의학분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내 미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국내 미라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우연이었다. 최근 열린 국제 미라 연구에서 서울대병원의 미라 연구자를 만나게 됐는데, 그때서야 한국에도 미라가 있는 줄 처음 알게 됐다.

△미라에 대한 의학분야의 활용도 연구 중 한 분야인가.

-현재 질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에 의학자들의 관심이 높다. 단백질 연구 역시 이에 버금가는 의학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미라의 조직에서 세포는 비록 찌그러질 지언정 단백질은 그대로 남는다. 이 단백질을 분석하면 미라가 생존했던 시대의 질병과 식생활 등을 파악해 향후 인류에 닥쳐올 질환에 대해 예견할 수 있다.

△미라의 조직이라고 모두 단백질이 살아있나.

-물론 하나의 조직만으로 알아낼 수는 없다. 예컨대 대장 등 장기 분야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미라의 해당 부위 조직을 추출해야 한다. 추출 조직의 크기는 손톱 반만한 크기로 작다. 온전한 미라에서 보면 매우 작다고 생각하지만 한 조각의 조직은 단 한번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한조각 한조각 모두 소중하다.

△미라 연구를 통해 인류가 얻는 의학적 지식은 무엇인가.
-시대가 변하면서 인류학적 관점은 세포학적 접근, 해부학적, 유전학적으로 바뀌어 접근하고 있다. 미라가 생존했던 시대에 신체를 공격하는 병균의 시스템을 확인하면 이를 통해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알프스 산맥에서 발견된 미라인 외치의 위 속에는 일부 꽃가루가 발견됐는데 이는 당시의 면역체계와 미생물학을 파악할 수 있다는게 연구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즉 미라의 분석 목표는 과거시대를 정확히 파악, 분석하여 이를 통해 미래의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라 조직 분석에 필수 도구는 무엇인가.
-미라 연구가 실질적으로 가능해진 것은 질량분석기 덕분이다. 그 동안 해부학적 연구에 주력했던 미라 연구가 분석학적으로 발전한 것 역시 질량분석기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미라 연구는 질량분석기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의 발전이 연구 기간을 단축시키고 연구 결과들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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