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왜 건강에 좋을까. 운동하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과 대사 관련 유전자가 활성되고 당뇨병에 잘 걸리지 않는 체질이 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유전자가 어떻게 활성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웨덴 캐롤린스카대학 로메인 바레스(Romain Barres)교수는 운동 후 몇시간 이내에 유전자 프로모터 영역(전사인자가 결합하는 유전자 위쪽 상류 영역)의 DNA 메틸화가 낮아져 유전자가 활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Cell Metabolism에 발표했다.

분화한 세포에서는 안정적인 게놈의 메틸화가 운동을 통해 조절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하면 특정유전자 탈메틸화와 발현이 일과성으로 상승

바레스 교수는 정기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건강한 20대 중반 남녀 가운데 운동강도 변경 전후에 대퇴근을 채취해 게놈의 메틸화 정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에너지 대사와 관련하는 일부 유전자(PGC-1α,PDK4,PPAR-δ)의 프로모터 영역이 운동 후 운동량에 따라 탈메틸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편 에너지 대사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고, 근육 특이적인 전사 조절 유전자(MYOD1)와 하우스키핑 유전자(GAPDH) 등에서는 메틸화 정도가 같았다.

통상적으로 프로모터 영역의 DNA 탈메틸화는 유전자 활성을 유도한다. 실제로 이들 유전자의 발현량을 조사해 보니 탈메틸화와 동시에 또는 몇시간 후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탈메틸화는 일과성인 경우가 있으며 운동 직후에 탈메틸화된 경우 3시간 후에는 원 상태로 되돌아 오는 유전자가 많았다.

현재 상태에서는 운동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특정 유전자를 탈메틸시키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운동해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등 외부 시그널로는 야기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기 자극으로 체외에서 물리적 신축을 가한 마우스 배양근육  세포에서도 45분 후에는 앞서 말한 동일한 에너지 대사관련 유전자에 관해 해당 프로모터 영역의 DNA 탈메틸이 유도되고 3시간 후에는 이러한 유전자의 발현량도 높은 것이다.

단순하지는 않은 메커니즘 해명

재미있게도 배양 근육세포에서 나타나는 동일한 효과는 물리적인 신축을 가하지 않아도 카페인만 첨가해도 얻어졌다.

때문에 양쪽에 공통으로 일어나는 근소포체에서의 칼슘 방출이 탈메틸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메커니즘의 해명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칼슘 방출을 억제하는 약물(단트롤린)을 카페인과 함께 투여하면 카페인 효과는 사라졌지만 카페인과 따로 칼슘 방출을 자극하는 약물(ionomycin)을 첨가해도 탈메틸화는 유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칼슘 방출이 탈메틸화의 필요 조건은 되지만 충분 조건은 될 수는 없음을 보여준다.

또 DNA의 탈메틸화와 유전자 활성화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을 가능성도 시사됐다.

즉 앞서 말한 ionomycin의 첨가로 탈메틸화가 유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에너지대사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높아져 버린 것은 대사관련 유전자의 활성화에 탈메틸화가 필수 조건이 아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활성화돼야할 유전자를 대사 관련 유전자에 한정시킨 탓에 탈메틸화가 관여할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고 바레스 교수는 설명했다.

아직은 메커니즘을 해명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운동이라는 환경자극으로 에너지 대사 관련 유전자의 특이적 탈메틸화라는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직접적 유도돼 이것이 해당 유전자의 활성화와 관련하며 건강한 체질을 유지하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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