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에스터레이스억제제 도네페질(상품명 아리셉트)을 사용 중인 알츠하이머병(AD) 환자에서 치매 증상이 진행되는 경우 계속 투여하는게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작용기전이 다른 N-메틸-D-아스파라긴산(NMDA) 수용체 안타고니스트인 메만틴으로 교체하거나 두 약제를 병용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영국왕립대학 로버트 하워드(Robert Howard) 교수는 중등도~중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위약대조이중맹검임상시험인 DOMINO(Donepezil and Moderate to Severe Alzheimer’s Disease)의 결과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경도~중등도 AD환자에 대한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 사용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권고되고 있다.

하워드 교수에 의하면 일부에서는 증상이 진행된 경우 이 클래스의 약물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관련 근거가 부족하다.

반면 메만틴은 중등도 이상의 AD환자에 대한 제1선택제로 알려져 있다. AD가 진행됐을 때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를 계속하면 실신 등의 부작용이 증가하고, 페이스메이커를 삽입하거나 대퇴골 골절 등이 발생할 위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왕립임상연구소(NICE)는 도네페질 외에 2개 약물을 경도~중등도 AD에, 메만틴은 중등도~중도 AD 환자에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도네페질, 메만틴을 모두 중증 AD환자에 적응증을 두고 있다.

800명 등록 예정, 실제는 295명 분석

하워드 교수는 영국보건서비스(NHS) 관련 시설에서 치료 중인 중등도~중도의 지역 AD환자 295명을 대상으로 검토했다.

평균 77.1±8.4세이고 모두 도네페질을 3개월 이상 사용했다. 이들 환자는 다음 4개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1.도네페질 단독요법(도네페질 1일 10mg+메만틴 위약) 지속군
2.이중 위약군(도네페질 1일 5mg을 서서히 감량·중단, 이중 위약으로 이동)
3.메만틴으로 교체한 군(도네페질 위약+메만틴 실약, 메만틴은 1일 5mg부터 시작, 최대 1일 20mg까지 증량)
4.도네페질 1일 10mg에 메만틴(1일 5mg부터 시작, 1일 20mg까지 증량) 병용군

1차 평가항목은 Standardized Mini-Mental State Examination(SMMSE, 0~30점으로 평가.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 유지) 및 Bristol Activities of Daily Living Scale(BADLS, 0~60점으로 평가. 점수가 높을수록 일상생활 기능장애가 크다)에서 임상적 의미가 있는 최소 변화량은 각각 1.4점과 3.5점이었다.

이 시험은 목표 증례로서 당초 800명이 예정됐지만 그 후 규모를 줄이고 예정 종료시기를 앞당겨 분석됐다.

도네페질, 메만틴에서 증상 진행 억제, 병용 효과는 미확인

52주간의 시험종료 후 도네페질 지속군(1군 및 4군)에서는 약물중지군(2군 및 3군)에 비해 SMMSE가 평균 1.9점 상승(95%CI 1.3~2.5), BADLS가 평균 3.0점 낮아졌다(1.8~4.3). 도네페질 지속군에서는 인지기능 저하가 크게 억제됐다(모두 P<0.001).

메만틴을 시작한 군(3 및 4군)에서는 메만틴 위약군(1 및 2군)에 비해 SMMSE가 평균 1.2점 유의하게 상승(95% CI 0.6~1.8,P<0.001), BADLS가 평균 1.5점 유의한 감소했다(0.3~2.8,P=0.02).

도네페질, 메만틴 단독요법을 실시한 1군 및 3군와 2개 약물의 병용군(4군)에서 SMMSE, BADLS 점수에 유의차는 없었다.

하워드 교수는 "도네페질과 메만틴의 병용요법은 도네페질 단독요법 보다 크게 우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검토에서 1)중등도~중도 AD환자에 대해 도네페질을 1년 정도 지속 사용한 경우는 인지기능 저하가 적절히 예방되며 2)도네페질에서 메만틴으로 교체시 얻는 장점은 도네페질을 계속한 경우에 비해 적었으며 3)양쪽 약물의 병용요법 또는 각각의 단독요법 간의 확실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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