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예방이 중요한 노화 현상이지만  항노화를 목적으로 실시하는 호르몬 대체요법의 효과는 결론이 나와 있지 않다. 몇달 전 도쿄에서 열린 제 30회 일본치매학회 심포지엄에서 에히메대학 노화억제내과 미키 데츠로 교수는 호르몬과 치매의 관계에 대한 최신 역학조사 및 임상연구, 동물실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 호르몬보다 남성 호르몬 보충해야

성호르몬은 고환이나 난소 외에 뇌의 해마에서도 독립적으로 합성돼 기억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왔다.

도쿄대 대학원 연구팀은 쥐의 뇌를 이용한 연구 결과 해마의 테스토스테론(T)이 혈액 속 보다 더 많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테스토스테론은 나이가 들면서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에스트라디올 보다 테스토스테론 보충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마 속 농도 혈액의 10배

연구팀은 쥐의 해마를 이용한 연구에서 성호르몬은 해마 신경 뿐만 아니라 기억을 관장하는 신경 시냅스에서도 합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독자 개발한 방법으로 해마 스테로이드 질량을 분석한 결과, 해마 속 테스토스테론양의 경우 수컷에서는 혈중보다 20%, 암컷에서는 10~100배나 많았다. 에스트라디올의 경우 암컷에서는 혈액의 10~30배, 수컷은 암컷의 8배나 많이 에스트라디올을 합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화로 인한 감소량을 조사한 결과, 고령 수컷에서는 에스트라디올이 절반 밖에 줄어들지 않았지만, 테스토스테론은 100분의 1이나 낮아지는 것으로 판명됐다.

또한 테스토스테론 보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억을 관장하는 신경 시냅스를 분석하고 테스토스테론과 활성형 남성 호르몬(DHT)을 보충한 결과, 시냅스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며 DHT가 테스토스테론보다는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이번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지금까지 테스토스테론은 에스트라디올로 변환돼 작용한다는게 상식이었지만, 테스토스테론과 DHT는 직접 신경 시냅스에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마의 남성호르몬 수용체는 핵이나 세포질 뿐만 아니라 시냅스에도 존재한다. 노화로 줄어든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하는게 기능 개선에 좋은 것으로 보인다"고 남성 호르몬 보충요법 효과에 기대를 나타냈다.

 

안드로겐의 인지 기능 개선 작용에 기대

안드로겐은 성기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에 수용체가 존재하고 다양한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도쿄대학 노화의학 아키시카 마사히로(秋下雅弘) 교수는 쥐를 이용한 기초연구와 고령자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 안드로겐의 인지기능 유지 개선효과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교수는 "향후 임상에 응용하기 전 작용기전 해명과 대규모 개입시험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충요법 효과 확인

안드로겐과 인지기능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임상적 연구는 과거에도 실시됐다. 하지만 아직 통일된 견해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아키시타 교수는 약간의 개호가 필요한 고령자 208명(남성 108명,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안드로겐과 인지기능, 일상생활 기능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남성에서는 특히 테스토스테론과 일상생활동작(ADL), 의욕 등 전반적으로 건강을 보여주는 항목과 밀접한 관련성이, DHEA는 인지기능하고만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 나타났다.

한편 여성에서는 기본적인 ADL와 DHEA, DHEA-S와 관련성을 보였지만 인지기능과는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경도 인지기능장애를 가진 남성에게는 테스토스테론 1일 40mg, 여성에는 DHEA 캡슐 1일 25mg을 투여하고 6개월간 인지기능의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남성에서는 인지기능검사(MMSE)가 대조군에 비해 확실히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여성에서는 MMSE에서 유지효과가 나타났다.

테스토스테론을 이론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미로찾기 쥐실험 결과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대조군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쥐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목표장소 도달 시간이 길고 학습효과도 떨어졌다. 하지만 DHT를 14일간 투여한 후 실시한 동일 실험에서는 학습기능에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교수는 "기초연구와 소규모 임상연구 결과에서 안드로겐에 의한 인지기능 유지 및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혈당저하로 중추기능 저하

노화에 따른 혈당치 상승은 중추기능 저하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마츠모토의대 내과 하시츠메 기요시(橋爪潔志)교수는 "급격하게 혈당치를 낮추는 치료는 중추기능을 떨어트릴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갑상선호르몬이나 성장호르몬을 보충하자 인지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생활 자립도가 높아졌다는 사실도 보고했다.

호르몬보충으로 생활자립도 향상

하시츠메 교수에 따르면 영양장애로 인한 체중감소는 빈혈과 세포면역부전 외에도 정신적인 불안증이나 건망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건강한 여성(51세)이 건강진단에서 고혈당을 지적받고 식사 제한 지도를 받은 결과 체중이 52.1kg에서 45kg으로 줄었으나 3년 후에는 건망증이나 몽유병 등의 증상이 발생한 사실도 있다고 교수는 보고했다.

또 당뇨병환자 154명의 당화혈색소를 8.0% 이하로 낮춘 70명과 8.1% 이상인 84명 2개군으로 나누어 중추기능 장애 유무를 비교했다.

그 결과, HbA1c 8.1% 이상 환자에서 중추기능장애가 나타난 경우는 4.0%였지만 8.0% 이하에서는 60%나 됐다.

교수는 "혈당치를 강제로 낮추는 당뇨병 치료는 중추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노화에 따른 혈당치 상승은 중추기능 저하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지기능장애를 보인 환자에 갑상선 호르몬 T4를 하루 100μg씩 6개월간 투여한 결과, 지능이 향상됐으며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 수치가 낮은 환자에 성장호르몬을 1일 0,1mg씩 3개월간 보충한 결과, '건강해졌다' '머리가 좋아졌다' '식욕이 생겼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가족 간에도 '대화시간이 늘었다' '병원가는 횟수가 줄었다' 등의 응답도 나왔다.


레비소체型에서는 초기부터 식사관련 기능 낮아

뇌혈관장애 등으로 발생하는 섭식·연하장애에 대한 연구가 확산되고 있지만 치매고령자의 섭식·연하장애,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拒食)이나 과식, 음식이 아닌 다른 것을 먹는 이식(異食) 등의 대응법은 아직 확립되지 않고 있다.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 히라노 히로히코(平野浩彦) 부장은 치매고령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추적조사 결과, 레비소체형 치매에서는 초기부터 식사관련 기능장애가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경도, 중증도부터 저하 확인

치매고령자의 섭식·연하장애는 치매가 진행되면서 시간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당연히 영양장애도 가져오기 때문에 담당 개호자에게 매우 큰 부담이 된다.

히라노 부장은 요양시설 입소 고령자 183명(여성 147명, 남성 36명, 평균 각각 83.5±5.5세, 77.6±8.2세)을 대상으로 치매의 원인질환, 치매 중증도, 일상생활동작(ADL), 식사자립도, 혀의 기능, 저작기능, 연하기능에 대해 4년간 추적조사하고 시간적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레비소체형 치매에서는 경도~중등도 단계서부터 혼자서 식사를 못하거나 구강 기능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반면 알츠하이머병(AD)에서는 증상이 중도 이후부터 이러한 기능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장은 "레비소체형 치매군에서는 다른 원인질환에 비해 초기 단계서부터 섭식·연하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사례 보고에서 나타나는 현상과도 일치한다. 치매의 원인질환 차이로 인해 구강기능 나아가 식사 관련 항목의 변화 경향에 차이가 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 치료제·ACE 억제제에 삼킴 기능 향상

알츠하이머병(AD)이 대표적인 질환인 퇴행성 치매는 말기에 삼킴장애와 이로 인한 흡인폐렴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군마대학 보건대학원 야마구치 하루야스 교수는 종말기에도 경구 섭취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연장시키기 위해 약물요법을 이용한 삼킴기능 강화법을 검토한 결과, 파킨슨병(PD) 치료제 · ACE억제제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말기의 경관 영양 해결

치매 말기에 경피적 내시경 위루조설술(PEG) 등의 경관 영양 실시를 최대한 억제시키기 위해서는 흡인의 예방과 식욕을 증진시켜야 한다.

야마구치 교수는 말기 치매환자에 삼킴 기능에 관련하는 신경전달물질 서브스턴스P (SP)를 증가시키는 약제로 효과를 검증했다.
 
특히 발병 10년이 넘은 치매 말기에 발음·표정이 없어지고 음식을 삼키지 않고 입속에 물고만 있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약 20명을 대상으로 (1)SP 분비를 증가시키는 아만타딘(~150mg)과 L-DOPA제제(~300mg) (2) SP 분해를 억제하는 ACE억제제 (3)그렐린 분비로 위배출촉진 식욕증진 작용을 보이는 한약재 -를 적절히 조합하여 투여했다.

그 결과, 절반 이상에서 삼킴기능이 향상됐으며 입속에 물고만있는 현상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웃는 얼굴을 보이는 등 표정도 되돌아 왔다. 또한 1~2개 단어를 말할 수 있는 등 정서 및 언어 면에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교수는 "종말기에 안이한 경관 영양 전환은 막아야 한다"면서 "삼킴 기능을 강화시키는 약재 뿐만 아니라 연하 재활이나 좋아하는 소프트 음식, 믹서로 간 음식 등 먹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