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수술 100세 시대가 열렸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준기 교수팀은 지난 15일 국내 처음으로 최고령 만 102세(1909 년생) 대장암 환자 문 모 할머니를 성공적으로 수술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항문연에서 4.5cm 상방에 위치한 하부직장암과 15cm 상방에 위치한 구불결장암을 진단 받고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26일 퇴원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100세 이상 환자의 심근경색 스텐트시술과 백내장 수술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었으나 직장과 결장에 동시 발병한 악성종양을 절제한 고난이도 수술성공은 처음이다.

특히 지금까지 수술 최고령환자의 기록인 99세보다 많아 기네스북에도 최고령 암환자 수술 부문에 기록등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수술의 성공 요인은 환자와 가족의 완치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다.

“어머니가 국내 몇 안되는 청정지역인 제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평소 절제된 생활습관으로 100세 이상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명료한 정신건강을 유지했기 때문에 연세와 관계없이 완치를 목표로 김 교수팀의 종양절제 수술을 선택했다”고 가족은 밝혔다.

이번 수술법에는 큰 개복창상과 관련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강경을 이용했다. 그리고 환자가 고령임을 감안해 심장초음파, 폐기능, 대장내시경, CT, PET CT, MRI 등 수술 전 검사를 철저하게 했다.

김 교수는 "1994년부터 경험해 온 복강경대장절제술의 임상경험이 이번 최고령 암환자의 수술성공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의 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1994년 복강경 대장암수술을 국내에 들여와 한국형으로 개발하고 확산시키고 외국에 한국식 수술을 전파하는 등 대장항문수술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복강경 분야의 선구자이다. 

1996년에는 하부직장암 환자의 항문괄약근 보존술을 세계최초로 성공하는 등 환자의 생존율 뿐만아니라 항문보존술 등 환자의 삶의 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명성 덕분에 태국, 터키,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의료진으로부터 복강경 수술을 배우기 위해 김 교수를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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