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2002년 11월 스페인 서북부 해안에서 중유(重油)를 실은 유조선이 침몰,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스페인 상카로스병원의 젬마 로드리게즈 트리고(Gema Rodríguez-Trigo) 박사는  기름청소 작업에 참여한 지역 어민을 대상으로 사고 발생 2년 후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작업에 참여한 어민에서는 참가하지 않은 어민에 비해 지속적인 호흡기관련 증상 발현율이 높고, 기도손상마커가 증가하거나 염색체에 손상이 발생하는 비율도 높았다고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

하기도감염 증상위험 증가

로드리게즈 트리고 박사는 청소작업에 투입돼 중유에 많이 노출됐다고 생각되는 지역 어민 501명(노출군)과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어민 177명(비노출군)의 건강상태를 비교했다.

그 결과, 비노출군에 비해 노출군에서는 하기도증상 위험이 높았다[위험차 8.0,95% 신뢰구간(CI) 1.1~14.8]. 폐기능에 대해서는 양쪽군 사이에 유의차는 없었다.

또 비흡연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노출군에서는 비노출군에 비해 호기응축액 속의 8-에소프로스탄 농도가 높았으며(평균 2.5,95%CI 1.7~3.7), 노출군 중에서도 하부기도증상이 있는 사람에서는 증상이 없는 사람에 비해 이 농도가 높았다(평균 34pg/mL 대 11pg/mL, 조정 후 평균비 3.2,95%CI 1.5~6.8).

또 비흡연자에서는 비노출군에 비해 노출군에서 혈관내피증식인자(VEGF) 농도(위험차 44.8,95%CI 27.9~61.6)와 염기성섬유아세포증식인자(bFGF) 농도(위험차 16.0,95%CI 3.5~28.6)가 높았다.

염색체 손상의 경우 노출군과 비노출군 사이에 유의차는 없었지만 염색체의 구조변화(주로 염색체불안정)를 보인 사람은 비노출군에 비해 노출군에서 많았다(위험차 27.4,95%CI 10.0~44.8).

또한 이러한 마커 및 염색체 구조의 변화율은 중유 노출정도와 비례했다.

이 결과에 대해 박사는 "단기간이라도 유출된 기름에 노출되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지적하고 "향후 이같은 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나면 책임 당국은 청소작업에 동원된 사람들의 건강 대책을 마련하고, 노출된 사람을 대사으로 장기적인 건강피해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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