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 췌장암의 일종인 췌신경내분비세포종양에 관한 유전자변이를 가진 사람은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생존기간이 2배 길다고 존스홉킨스대학 킴멜암센터 니콜라스 파파도폴로스(Nickolas Papadopoulos) 교수가 Science에 발표했다.

MEN-1, DAXX, ATRX가 관련

파파도폴로스 교수는 "이번 연구 지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종류의 암을 가진 환자는 다른 유전코드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종양 악성도와 특정 치료에 대한 감수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을 장기와 세포 종류만 가지고 분류하기 보다는 유전자 형태로 판단하는게 유용하다"고 말했다.

췌내분비세포암은 췌장암 전체의 5%로 드문편이다. 일부에서는 혈당치 변동과 체중증가 등 신체에 뚜렷한 영향을 주는 호르몬을 생산하지만 이 호르몬의 시그널을 내보내지 않는 종양도 있다. 이런 경우 무증후성 상태로 췌장 내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췌장암과 구별이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가족성 췌신경내분비세포암 남녀에서 얻은 종양 표본 68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MEN-1,DAXX,ATRX 등 3개 유전자에 변이를 가진 환자에서 진단 후 생존기간이 10년 이상인데 반해 이들 유전자에 변이가 없는 환자의 60% 이상은 진단 후 5년내에 사망했다.

유전자 모두 DNA 접힘에 관여

파파도폴로스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다른 6종류의 췌장암 관련 유전자 매핑을 하고 자동 매핑도구를 이용해 종양의 발생, 증식, 확산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는 유전자 맵을 만들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선 췌신경내분비세포암 68개 표본 가운데 10개에 대해 거의 모든 단백질을 코드하는 유전자의 배열을 분석하고 이러한 배열을 각 환자의 정상적인 DNA배열과 비교해 종양특이적 변이를 발견했다. 이어 나머지 58개 표본을 분석하고 역시 이들 변이의 빈도를 발견했다.

가장 변이 빈도가 높았던 유전자는 MEN-1이고 68개 표본가운데 44% 이상을 차지했다. MEN-1은 DNA의 이중나선구조와 접힙(폴딩)의 길이를 조절하는 유전자로 지금까지 여러 암과 관련한다고 알려져 있다.

DNA의 접힙 구조는 유전자가 활성되어야 할 때 열리는데, 이러한 과정은 유전자 밖에서 작용하는 단백질과 화학물질에 의해 조절된다.

개별치료에 길 터

MEN-1 이외에 변이 빈도가 높은 것은 DAXX와 ATRX였다. 이들 유전자 역시 DNA 접힘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DAXX의 변이는 분석표본 가운데 25%를. ATRX의 변이는 17.6%를 차지했다. 이들 2개 유전자가 생산하는 단백질은 DNA 특정 부위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유전암호의 해독방법을 바꾼다.

이 대학 종양내과 케네스 킨즐러(Kenneth W. Kinzler) 교수는 "암을 효율적으로 검출해 파괴하려면 후성유전적 영향과 유전적 과정 양쪽을 고려한 새로운 진단, 치료법을 개발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분석표본의 14%에서 포유류 라파마이신표적단백질(mTOR)경로의 단백질을 코드하는 유전자에서도 변이가 발견됐다. 파파도폴로스 교수는 "mTOR 경로에 이러한 변이를 가진 종양은 mTOR 억제제의 치료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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