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부트라민제제가 퇴출된 가운데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식욕억제제 펜터민(phentermine)에 항간질약인 토피라메이트를 병용하면 체중감소 효과가 높아진다고  미국 듀크대학병원 키쇼어 가데(Kishore M. Gadde) 교수가 Lancet에 발표했다.

과체중~비만한 약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다시설 공동 이중맹검 무작위 비교시험(RCT) 결과, 56주 후 체중 감소 효과는 위약이 -1.4kg인데 비해 병용군에서는 -10.2kg로 나타났다. 또한 각 약물의 단독사용시 지적됐던 부작용도 크게 줄었다고한다.

펜터민은 미국에서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기 위해 처방전이 꼭 필요한 약물. 하지만 의존성이나 심장판막증, 폐고혈압 등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한편 항간질약인 토피라메이트는 부작용이 체중감량이고 졸음유발이지만 펜터민이 졸음 유발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비만 치료제로 최적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들 약물을 합친 병합제(상품명 큐넥사)가 승인 신청 중이다. 단 FDA는 심사완료 보고통지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1997년 심장판막증이나 폐고혈압 등 부작용으로 판매가 중지된 펜플루라민(fenfluramine)과 페터민을 합친 제제(상품명 펜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상시험에 대한 추가 요구는 없었다. 이번 보고된 연구는 Qnexa의 3상 임상시험에 해당된다.

가데 교수는 과체중~비만 (BMI 27~​​45) 이외에 고혈압, 이상지혈증, 당뇨병, 당뇨병전단계, 복부비만 가운데 2개 이상을 가진 18~70세 2,487명(평균 51세, 여성 70%)을 미국 93개 시설에서 수집. 무작위로 위약 투여군(대조군, 994명), 펜터민7.5mg+토피라메이트 46.0mg 투여(저용량군, 498명), 펜터민 15.0mg+토피라메이트 92.0mg 투여(고용량군, 995명)로 나누고 56주에 각 군의 체중변화와 베이스라인과 5% 이상 체중감소된 사람의 비율을 검토했다.

심장판막증이나 폐고혈압 보고안돼

그 결과, 56주 후 체중변화는 대조군 -1.4kg (최소제곱 평균 1.2%, 95% CI -1.8~-0.7), 저용량군 -8.1kg(-7.8%, -8.5~-7.1), 고용량군 -10.2kg (-9.8 %, -10.4~-9.3)로 대조군에 비해 약물투여 2개군 모두 유의한(P<0.0001)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베이스라인 대비 5% 이상 체중을 감소한 사람의 비율은 대조군이 21%인데 비해 저용량군 62% (오즈비 6.3, 95% CI 4.9~8.0), 고용량군 70% (9.0 7.3~11.1)로 모두 큰 차이(모두 P<0.0001)를 보였다.

이러한 큰 차이는 기준을 10% 이상 체중감량으로 높여도 마찬가지였다(대조군 7%, 저용량군 37%, 고용량군 48%). 또한 고용량 군에서는 허리둘레, 수축기혈압, 총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공복시혈당, HbA1c, 공복시 인슐린, HOMA-IR,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 (CRP), 아디포넥틴 등 각 수치가 유의하게(모두 P<0.0001) 개선됐다.

한편 대조군에 비해 약물투여 2개 군에서 크게 나타난 부작용은 입마름(대조군 2%, 저용량군 13%, 고용량군 21%), 감각이상(2%, 14%, 21%), 변비(6%, 15%, 17%), 불면증(5%, 6%, 10%), 현기증(3%, 7%, 10%), 미각이상(1%, 7%, 10%). 토피라메이트에서 지적되고 있는 인지기능과 정신증상에 관한 부작용 역시 약물투여 2개군에서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인 것은 과민성(<1%, 3%, 3%), 주의력저하(<1%, 2%, 4%) 뿐이었다.

또한 펜터민에서 지적된 심장판막증이나 폐고혈압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가데 교수는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의 병용은 사용할만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의 병합제에서 나타난 체중감소 효과는 -6.6~-8.6%로, 이는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제니칼(-2.9%)의 2~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편 이번 연구는 Qnexa 개발사인 미국 Vivus사의 자금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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