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상륙 준비를 마친 한국다케다제약. 일본의 간판 제약사이자 글로벌 제약사로 진출 자체가 국내 제약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업맨의 이동이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엽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만나 향후 계획에 들어보았다.

이 대표이사는 한국 제약계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제약인 발굴에 탁월한 식견을 가진 인물이다. 한국 제약사에 몇 안되는 미다스의 손으로 꼽힌다.

게다가 다케다제약 본사로부터 전폭적인 권한을 위임받아 그동안 한국에 들어온 다른 제약사와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경영이 예상되고 있다.


-기존 다케다의 파이프라인과 제휴했던 제약사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다케다와 관련을 맺고 있는 회사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릴리, CJ, 제일약품 등인데 이들과는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오히려 비지니스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생각이다. 기존 외국계 제약사들과는 다를 것이다.


-국내사에게 영업권을 줬다가 2~3년 후 잘된다 싶으면 뺏어와 직접 판매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기존 국내사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던 약물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단 직판하는 경우는 새로운 약물에만 한정시킬 것이다. 국내에 새로 들여올 약물이 너무 많아 오히려 신경을 못쓸 정도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몇개 품목이 들어오며 이들 제품 가운데 국내사와 협력 관계를 맺을 품목은 있나

최소한 30개 품목을 들여올 계획이다. 이 중에는 OTC(일반의약품)도 있고 백신도 있다. 최소한이니까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일부 품목은 국내 제약사에 공동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상당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한국다케다라고 해서 사무실이 굉장히 큰 줄 알았다.(한국다케다제약 대표이사 사무실 치고는 꽤 작았다).

일단 한국 상륙 준비를 위한 임시 거처다. 내년 2월경에 이사갈 계획이다. 현재 강남에 사무실을 보고 있다. 여러 곳을 봐 뒀는데 4군데로 좁혀졌다.
최종 계약을 해야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삼성동 쪽이 유력하다.(삼성동에 있는 외국계 제약사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머크세로노, 유명의료기회사인 메드트로닉이 있으며 국내사로는 대웅제약, 동국제약 등이 있다. 과거에는 한 건물 하나씩 제약사가 입주해 있던 적도 있었다)


-다케다의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처음 인터뷰할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반복적으로 물은 내용이 피플(people)이었다. 인간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다케다는 200년이 넘은 기업이다. 태생은 일본이지만 현재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야 옳다. 인터뷰 내내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했고, 일본어를 모르는 내가 일본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니까. 이것만 봐도 글로벌 기업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실제로 기존 일본제약사에 다니는 경우 일본어를 해야 했었다)

-대표이사 계약은 몇년까지인가

무계약이다. 이것이 다케다의 경영철학이다. 믿고 맡겨준다는 뜻이다. 직원들도 무계약이다. 일을 못했다고 직원을 자르는 일은 거의 없다. 일하다 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책임을 지우기 위해 해직시키는 것은 오히려 회사에 손해가 될 뿐이다.

나 역시 전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업무 형태를 자율적으로 맡겨왔다. 효과적이고 직원들이 더 열심히 한다. 한 차원 높은 경영철학이다. 물론 이러한 자율경영 기법은 다른 여러 회사들도 많이 실시하고 있지만 다케다는 좀 다르다.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이 매우 철저하다.


-제약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이러한 역량은 어디서 나오나
(이춘엽 대표이사 사장은 서강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업존, 코오롱, 스미스클라인비참, 중국 얀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독약품 등 한국와 외국계 제약사를 두루 거치면서 가파른 성장 곡선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글라소스미스클라인 재직 중 회사를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다스의 손은 과찬이다. 물론 GSK 시절에는 이러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나 스스로도 생각한다. 이러한 힘의 원천은 끊임없는 생각과 발상의 전환이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에서 패러다임 쉬프트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향후 1년간 한국다케다의 규모를 어느정도로 만들 계획인가

일단 규모면에서 보면 1기 공채로 20~30명, 올해까지 2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일단 경력사원을 위주로 뽑는다. 하지만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역점을 두겠다.

다른 것은 몰라도 한국다케다는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프로그램(asian training development program)을 운영한다는 방침만큼은 확실하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의 인재를 글로벌 인재로 육성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특히 내가 한국다케다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내건 조건이 바로 이것이다.

이제 한국의 제약사들은 국내가 아닌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인재 육성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내 목표는 국내 제약사를 키울 수 있는 핵심적 역량을 갖춘 후학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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