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물건을 충동적으로 훔치는 '도벽'의 원인에는 과식증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아카키고겐병원 조사에 따르면 도벽으로 진찰받은 여성의 70% 이상이 과식증 등의 섭식장애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병원장인 다케무라 미치오 씨는 "도벽은 범죄다. 재범을 막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케무라 원장은 2008년 1월~09년 7월에 자신의 병원과 도쿄 소재 정신과 클리닉에서 진찰받은 도벽증 남녀 132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 92명 중 6명(74%)이 섭식장애를 앓고 있었다. 남성환자의 경우 40명 중 4명(10%)로 여성에서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여성 중 한명은 고등학교 3학년때 다이어트를 시도하다 거식증에 걸렸다. 대학입학 후 모임에서 "회비를 내는게 아깝다"고 생각하다 과식증에 걸렸다.

이 여성은 또 수퍼마켓 시식코너에서 공짜 음식을 많이 먹다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눈총을 받자 해당 식품을 계산하지도 않고 그냥 들고 나와버렸다.

이 여성은 "먹고 싶은 생각만 있고 계산할 생각은 없었다. 언제나 구토한 다음에서야 제정신이 든다. 이러한 행동이 계속 반복된다"고 호소했다.

2명의 자녀를 둔 42세 여성은 임신 당시 스트레스 때문에 과식 후 구토하는 증상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식품비를 절약하기 위해 식품을 훔치다가 양복이나 잡화까지 훔치는 상황이 됐다.

다케무라 원장은 "치료 후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생활을 계속하면 도벽이나 과식증이 치료되기도 한다"면서 "형무소보다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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