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최근 특정 종교 교리 때문에 2개월된 딸의 수혈을 거부한 부모가 검찰에 고발되면서 종교 교리와 신생아 생명권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의사의 종교관이 종말기 의료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런던대학(퀸메리) 바트런던의과치과학부 보건과학센터 클리브 실(Clive Seale) 교수는 임상의사의 종교관이 종말기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 결과, 무신론자인 의사의 경우 종말기의 진정치료 등 말기 환자의 사망시기를 앞당기는 치료를 할 가능성이 신앙심이 깊은 의사에 비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Journal of Medical Ethic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신앙심이 깊은 의사는 진정제를 사용하는 치료에 대해 환자와 상담하는 경우가 적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가장 최근의 사망증례 검증

실 교수는 영국 의사 8,857명을 대상으로 종말기 의료의 의사결정에 많이 참여하는 신경과, 고령자치료, 완화치료, 집중치료, 전문의, 일반내과의사 등 폭넓게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앙케이트에서는 최근의 사망증례에 대해 사망 때까지 진정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했는지, 그리고 그 치료로 사망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상담했는지를 질문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종교와 민족성, 의사에 의한 사망방조 또는 안락사에 대한 견해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약 4천명이 응답해 42%의 응답률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3천명이 사망 증례의 치료에 대해 보고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백인 의사였으며 이들은 신앙심이 깊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낮았다. 

의사의 전문성과 종교의 관련성을 알아본 결과, 노인의료 전문의는 다른 전문의에 비해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많았고, 완화케어 전문의의 경우 다른 전문의에 비해 기독교, 백인이 그리고 신앙심이 깊다고 답한 의사가 많았다.

안락사와 방조사 찬반에도 영향

사망시기를 앞당기거나 어느정도 의도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는 전문 영역과 밀접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응답한 의사는 완화케어 전문의에 비해 종합병원 전문의가 약 10배 많았다.

또 전문 영역에 상관없이 "신앙심이 거의 없거나 약하다"고 답한 의사에서 이러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응답수가 "신앙심이 깊다"고 답한 의사 보다 약 2배 많았다.

신앙심이 가장 깊은 의사의 경우, 종말기 의료의 의사결정에 대해 환자와 상담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다른 의사에 비해 크게 적었다.

이러한 자세는 사망방조와 안락사의 법제화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보이는 것과도 관련하고 있다.

동양계와 백인 의사의 경우에는 사망 방조와 안락사의 법제화에 대한 반대의 자세가, 다른 민족에 비해 덜했다.

실 교수는 "의사의 가치관과 임상에서 의사결정의 관련성에 대해 보다 깊은 인식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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