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수술시 지혈은 외과수술의 필수조건이다 지혈이 안되면 아무리 수술이 잘되어도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지혈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지혈제가 반드시 혈액의 누출만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뇌척수액이나 뇌동맥류 결찰 부위에도 피브린 글루라는 생체용 아교를 사용해 누출 차단에 이용되고 있다.

지난번 흉부외과에 이어 이번에는 신경외과 영역에서 Beriplast P의 활용례와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이번 좌담회에는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김종수 교수, 이정일 교수, 공두식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김정훈 교수, 전상룡 교수, 홍석호 교수가 참석했다.

뇌동맥류 파열 예방에도 활용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김종수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김 종수 교수는 다발성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타 병원에서 파열된 뇌동맥류는 치료받지 않고 비파열뇌동맥류만 색전술로 치료한 후 본원으로 전원된 두 명의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소개했다.

두 명의 환자 모두 색전술과 관련된 문제로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면 뇌동맥류 재출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었지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 파열된 뇌동맥류 역시 치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파열된 뇌동맥류의 치료를 위해 개두술을 통한 뇌동맥류 결찰술을 시행했다. 김 교수는 "수술 시에는 작은 뇌동맥류를 결찰한 다음  견인된 뇌조직이 제 위치로 돌아갈 때 사용된 클립(clip)이 움직여 결찰된 뇌동맥류가 파열되지 않도록 Beriplast P로 결찰 부위를 보강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출혈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항혈소판제 사용을 중지하면 혈전이 생성돼 뇌경색 위험성이 증가한다.

또한 색전술을 위해 혈관내 그물망인 스텐트(stent)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파열된 뇌동맥류가 스텐트 근처에 있을 경우 결찰술의 중요 과정인 임시 결찰술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결찰술의 위험성은 매우 높아진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피하기 위해서 색전술을 시행하는 수술자는 다발성 뇌동맥류 파열의 경우 본인이 치료할 수 있는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즉 "파열된 뇌동맥류는 치료하지 않으면서, 치료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비파열뇌동맥류만 치료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뇌척수액 누출 차단에 효과적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홍석호 교수

전체 간질 환자의 약 30-40%는 항경련제 약물로 경련이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간질이다.

이러한 환자군에서는 수술을 고려하게 되는데 수술 전 두부 MRI 검사에서 간질발생이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절제 수술이 해당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환자의 임상양상과 전기생리학적 소견에 의해 절제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두개내 전극삽입 후 24시간 비디오 뇌파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문제는 합병증. 두개강내 전극 삽입에 따르는 대표적인 합병증은 뇌척수액 유출과 이와 관련된 감염이다.

수술 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효과적인 방법이 Beriplast P를 이용한 sealing 기법이다.

두개강내 전극을 삽입하여 치료한 간질수술환자 2례에 Beriplast P를 활용하여 뇌척수액 유출을 차단한 결과, 두 환자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뇌척수액 유출을 방지해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수술효과도 좋아 2년 장기 추적관찰에서 간질이 사라지는 결과도 확인됐다.

홍석호 교수는 "Beriplast P를 이용한 sealing은 두개강내 전극과 같이 장기간 이물질이나 도관을 두개강내에 삽입하는 경우, 뇌척수액 유출을 막는 효과적인 수술기법"이라고 설명했다.

 

뇌심부자극술위한 뇌천공 후에도 사용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상룡 교수

파킨슨병환자나 이긴장증, 본태성 진전 (수전증) 등에 (외국에서는 우울증, 강박증 등에도 임상연구중임) 수술적 치료로하는 Deep brain stimulation (DBS, 심부뇌 자극술)에서도 Beriplast P가 활용되고 있다.

즉 뇌심부자극술을 위해 천공수술 후 경막을 제거했을 때 뇌척수액의 누출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경막 제거 후 영구 전극을 삽입하고자 하는 목표점을 찾는 동안 뇌척수액이 누출되면 뇌가 움직여 뇌 이동을 초래하고 따라서 수술 직전에 계산했던 목표점의 좌표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특히 좌표가 1mm만 달라져도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뇌척수액의 노수, 누출은 최대한 차단하는게 바람직하다.

두개골을 천공한 주변부에 실솜을 덮고 여기에 Beriplast P를 뿌려주면 전극은 들어가 있으면서 천공한 입구는 밀봉 상태가 되어 뇌척수액이 새어나오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뇌이동이 잘 발생하지 않아 오차없이 정확한 좌표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전 교수는 "Beriplast P를 활용한 밀봉상태의 효과에 대해서는 밀봉없이 수술하는 경우와 비교 분석이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단 윤리적인 문제 외에도 수술 후 CT 사진상 뇌척수액이 누출되고 그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 발생하는 기뇌증(pneumocephalus)의 크기를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감마나이프 수술 후 천공막는데 효과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이정일 교수

신장암이 비강위의 소위 두개골 기저부로 전이돼 수술이 어려워 감마나이프를 활용한 환자례에도 피브린 글루가 활용되고 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은 감마선을 집중적으로 치료 부위에만 조사(照射)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이 환자례에 감마나이프 수술 결과, 약 3개월만에 암덩어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대신 합병증이 발생했다. 종양이 뇌의 아래 부위를 받치고 있던 뼈를 침식해 자란 것이다.

원인은 감마나이프 치료 후 암 덩어리가 녹아버리면서 뇌 아래 부위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었다. 이 구멍을 통해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이 누출되면 뇌는 외부에 직접 노출되는 셈이라 뇌막염 등의 심각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이 환자는 항암치료를 계속할 수 없게 되므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는 것과 같다. 따라서 무슨 방법으로든 암덩어리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구멍을 메꿔야 하는 상황이었다.

두개골을 절개해 결손 부위를 막아주는 방법이 통상적으로 활용되지만 기술적으로나 환자의 몸상태로는 불가능했다.

이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시경을 이용해 비강 및 부비동을 통해 직접 결손부위를 들여다 보고 막아주는 방법이 필요했다. 이 때 좀더 효과적으로 밀봉하기 위해 피브린 글루라는 생체용 아교를 사용한 결과 크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뇌종양 제거수술시에도 활용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김정훈 교수

두개골에서 발생한 골종양 또는 뇌수막종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도  Beriplast P가 활용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김정훈 교수는 개골 단순방사선 촬영에서 우측 두정엽, 측두엽에 걸쳐서 6x8cm 크기의 방사선 투과성 병변이 관찰된 19세 여자 환자에 대한 사용례를 설명했다.

수술 하루전 우측 외경동맥의 분지들부터 나오는 영양동맥에 대해 색전술을 시행한 다음 우측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에 걸쳐 종양 제거술 및 두개골 제거술/경막 제거술 후 두개골 성형술 및 경막 성형술을 시행했다.

경막 성형술 이후 가성 뇌수막류를 예방하기 위해 Beriplast P를 사용했으며, 수술 후 우려했던 가성 뇌수막류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뇌수막류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Beriplast P가 뇌척수액 누출을 예방하는데 좋은 효과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여자 환자의 종양은 뇌경막 및 두피의 근육층까지 침범돼 있었지만 상기 병변을 모두 포함해 제거됐다.

조직검사상 유연골 기질에 방추세포가 주로 관찰됐으며, 면역염색 시행시 FGF23(신장에서 인산분비를 조절하는 인자)에 대해 양성을 보여 인산뇨성 간엽성 종양(phosphaturic mesenchymal tumor)으로 진단됐다.

수술 후 환자는 현재 합병증 없이 퇴원했으며 2개월 후 시행한 자기공명영상 촬영에서 남은 병변이나 재발 소견 없이 외래 경과 관찰 중이다. 

 

뇌하수체 내시경 수술시에도 효과적

삼성의료원 신경외과 공두식 교수

거대 뇌하수체 종양 제거시 실시하는 내시경 수술에서도 국소지혈제가 사용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공두식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 제거 후 경막 봉합시 뇌하수체를 담고 있는 비어있는 공간인 sellar를 재건하는 방법으로 gasket sealing+septal flap을 제시했다.

재건에 사용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사용되는 국소지혈법의 경우 글루만으로는 불안하기 때문에 경막외에 붙이는 패취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공 교수에 따르면 뿌리는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는지 고민 끝에 나온 게 패취다. 최근에는 시멘트 처럼 뿌려주는게 있는 제품도 나왔다고 한다.

패취의 억제 강도는 정형외과 분야에서는 그다지 세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10케이스에서 별로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 교수는 "뇌하수체 누출을 막는데는 다층 차단막에 패취제를 병용하는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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