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약사회(이하 병원약사회)가 임상약사들의 전문성 강화에 팔을 붙이고 나섰다.

병원약사회는 최근 임상약사들의 역할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전문약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오는 11월 경 시범사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2일 병원약사회 한 관계자는 “오는 11월경 제1차 전문약사 자격증 수여가 가능하도록 응시원서 접수, 자격시험 등 7~10월까지의 타임테이블을 마련하기로 최근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면서 “올 하반기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해 본 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문약사 제도를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약사제란?

병원약사회가 이번에 추진하기로 한 전문약사제도는 미국 등 일부 선진 국가에서 운영 중인 전문약사 인증제(BPS, the Board of Pharmaceutical Specialties)를 기초로 하고 있다.

의료팀의 일원으로서 임상약사들이 치료 성과 및 환자의 건강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약물요법에 관해 보다 전문적인 자질과 능력을 갖추도록 일정한 자격요건을 부여하는 것이다.

일단 분야는 미국 등과 마찬가지로 ▲종양약료 ▲심혈관계질환약료 ▲영양약료 ▲중환자약료 ▲장기이식약료 ▲내분비질환약료 등 크게 6가지로 분류될 예정이다.

병원약사회 관계자는 “6가지 분야는 그동안 병원 임상현장에서 약사들의 전문능력이 필요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그 중요성이 간과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면서 “전문약사 제도가 도입되면 환자 안전 측면에서 보다 나은 질적 서비스를 병원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병원약사회는 전문약사의 자격도 선진국과 같이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TFT를 통해 현재 논의 중인 자격요건 규정을 살펴보면, 전문약사가 되려면 해당 분야에서 4000시간 이상 근무경력이 갖춘 임상약사 가운데 관련 논문도 발표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병원약사회가 교육 위탁한 의료기관을 비롯해 관련 학회에서 공통과목 288시간, 전공과목 264시간 등 총 522시간을 이수해야만 인증시험 자격이 주어진다.

병원약사회 또 다른 관계자는 “말 그대로 전문약사란 이름을 달고 앞으로 활동할 것이어서 무엇보다 실무경험과 학술적 지식을 고루 갖춰야 한다”고 “현재는 국내에서 30여명 정도가 이에 해당되는 요건을 갖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의료현장의 패러다임 변화 이끌어낼까

현재 일부 대형병원은 부분적으로 전문약사제도를 활용하고 있지만 널리 확산되지는 않은 상태다.

병원약사회 한 관계자는 “국내 임상의학이라든지 약학 수준의 발전에 비해서 이를 뒤따라가려는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전문약사제도가 활성화되면 임상현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까지는 일종의 전문지식 향상 차원에서 임상약사들이 주로 미국의 BPS 인증을 취득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앞으로 전문약사들이 제도권안으로 편입하게 될 경우 주요 질환 등의 경우 일종의 팀 형태로 운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약물부작용으로 인한 약화사고가 대폭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병원약사회 또 다른 관계자는 “입원환자의 10~20%가 약물 부작용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전문약사제도가 시행된다면 이들이 약물 투여와 관련된 일을 전담하게 되면서 재원일수(1.7~2.2일)는 물론이고 부작용 발생에 따른 진료비(2000~2500억) 역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 등에서 해외 의료를 경험했던 분들이나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경우 오히려 전문약사 제도가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길 정도”라며 “앞으로 제도가 정착하게 되면 약대 6년제와 맞물려 약사들의 전문성도 고취하고 임상현장에서의 안전도 더욱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칼트리뷴 기사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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