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포드-신경성식욕부진증(거식증 full-blown anorexia)과 신경성과식증의 진단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스탠포드대학 소아과 레베카 피블스(Rebecka Peebles) 박사가 Pediatrics에 발표했다.

실제로 중증환자 대부분은 이러한 진단기준에 해당하지 못하며 특정할 수 없는 섭식장애(Eating Disorder Not Otherwise Specified;EDNOS)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고 치료가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현행 분류로는 잘못된 안심감 줄수도

현 시점의 거식증 진단은 (1)표준체중의 85% 미만 (2)3개월 이상 무월경 (3)위험할 정도로 야위었지만 체중증가를 극도로 혐오한다-등에 기초하고 있다.

과식증(full-blown bulimia) 환자는 과식을 반복하면서 구토, 설사제나 이뇨제를 남용, 과도한 신체활동 등을 통해 열량을 소비한다. 과식증도 거식증과 마찬가지로 심각해 장기적인 건강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거식증과 과식증은 남성보다 여성에 많고 10대 소녀에서는 유병률이 각각 약 1%와 2~5%로 알려져 있다.

진단기준은 환자 예후를 추적조사한 연구를 토대로 책정된 게 아니라 전문가의 합의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

대표연구자인 루실패커드어린이병원 종합섭식장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피블스 박사는 현행 진단기준에 대해 "청소년 층의 EDNOS 분류를 재고해야 할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EDNOS는 다른 종류의 환자를 하나의 분류로 정리한 것으로서, 임상의사와 보험회사도 경시하기 쉽다. 또한 환자에게도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쉽고 질환을 갖고 있어도 섭식장애가 없다고 파악하기 쉽다.

EDNOS의 60%가 입원기준을 만족

피블스 박사는 이번 현행 진단기준이 가장 중증인 사례를 구별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이번 연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거식증 또는 과식증의 진단기준을 완전히 만족하는 환자와 EDNOS환자의 중증도를 비교한 대규모 연구로는 처음이다.

박사는 1997년 1월2008년 4월에 루실패커드어린이병원에서 섭식장애 치료를 받은 1,310례의 여성환자의 진료카드를 조사했다.

거식증, 과식증 또는 EDNOS의 진단을 검증하여 '준신경성식욕부진증(partial anorexia nervosa)'과 '준신경성과식증(partial bulimia nervosa)이라는 분류를 새롭게 만들고 각 질환의 진단기준에 약간 떨어지는 환자를 분류했다.

환자 상태는 영양장애의 징후(심박수 저하, 저혈압, 저체온, 혈중 칼륨농도와 인농도의 저하 등)와 QT연장(심장돌연사 위험에 관련하는 심전도소견)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피험자의 약 3분의 2가 EDNOS로 분류됐다. 박사의 예상대로 EDNOS에는 다양한 질환상태가 해당됐다. 예컨대 같은 EDNOS라도 박사가 만든 '준신경성식욕부진증'으로 분류된 환자에서는 '준신경성과식증'인 사람보다 거식증 환자에 가깝다.

EDNOS환자의 60%가 입원의 의학적 기준을 만족하고 있어 이 환자군의 상태는 평균해서 과식증으로 진단된 환자보다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심한 EDNOS환자군에서는 진단시의 체중감소가 25%를 넘어섰다. 이들 환자는 과체중 상태나 정상체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급격하고도 위험한 감량을 하고 있었다.

피블스 박사는 이번 지견에 대해 "섭식장애 기준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현행 진단법으로는 형태만큼은 정확히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구분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여러 1차진료의는 거식증 진단에는 무월경 뿐만 아니라 과식증 진단에는 적어도 주 2회, 3개월에 걸친 폭식과 배설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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