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을 짧게는 1년 이상 복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크론병(만성염증성장질환, 이하 CD)에 걸릴 위험이 약 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앤드류 하트(Andrew Hart) 교수는 유럽의 대규모 코호트연구인 EPIC(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 Nutrition) 연구의 일환으로 14만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미국소화기병주간(DDW2010)에서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특이할만한 것은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CD와 같은 염증성장질환(IBD)인 궤양성 대장염(UC)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한 CD 발병 위험은 흡연자를 제외한 비흡연자에서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피린 상용자 중 비흡연자에서만 CD발병 위험 상승

EPIC연구는 암을 중심으로 하는 각종 질환과 영양의 관련성을 전향적으로 조사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 대상은 영국, 덴마크, 스웨덴, 독일 등의 유럽국가에서 1993~97년에 등록된 30~70대 약 20만명.

이 연구의 일환으로 하트 교수는 13만 8,239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 상용과 IBD발병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아스피린 상용 여부는 용량과 용법, 기간 등을 통해 다.

추적기간 중 CD에 걸린 사람이 37명 발생했다. 추적기간 중앙치는 4.7년(1.5~9.6년)이었다. 각각의 발병자 당 나이, 성별, 등록시설을 일치시킨 4명의 대조군을 설정, conditional logistic regression 모델로 비상용자에 대한 아스피린 상용자의 CD발병 해저드비를 구하자 6.84(95% CI 1.87~25.08, P<0.01)로 나타났다.

즉 등록 당시 최소한 1년 이상 아스피린을 복용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약 7배 CD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피린 상용자 가운데 비흡연자의 아스피린 비상용자에 대한 CD발병 해저드비는 9.38(95%CI 2.18~40.34,P<0.01)이었다.

반면 흡연자의 아스피린 비상용자에 대한 CD발병 해저드비는 0.32(5%CI 0.03~.2)였다.

즉 같은 아스피린 상용자라도 흡연자를 제외한 비흡연자에서만 CD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CD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왜 흡연자에서 발병위험이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낮아졌다.

이 결과에 대해 하트 교수는 "어디까니자 추론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도 "혈액을 굳게만드는 흡연의 효과와 묽게하는 아스피린의 효과가 상쇄된 결과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추적기간 중 UC의 발병자는 93명이었으며 추적기간 중앙치는 4.0년(1.7~1.3년)이었다.

CD와 마찬가지로 UC에 관해서도 아스피린 상용자의 비상용자에 대한 UC발병 해저드비를 구하자 1.11(95%CI 0.54~2.30)로 나타났다. 즉 아스피린을 상용해도 UC의 발병 위험은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트 교수는 "EPIC연구는 대규모 연구이지만 유럽 일부 지역에서 연구한 것에 불과해 이번 결과로 아스피린 상용이 CD 발병에 관계한다고 즉시 결론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적어도 향후 CD 발병요인을 탐색하는데 아스피린 상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