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인지장애 고령환자 가운데 실행기능(사고를 종합해 결정내리는 능력)에만 장애를 보이는 환자에서는 고혈압이 치매 진행의 예측 인자라고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 임상신경과학 샤람 오비스가란(Shahram Oveisgharan) 박사가 Archives of Neurology에 발표했다.

치매진행률 비고혈압군 환자의 약 2배

중년의 고혈압이 이후 치매 발병의 위험인자라는 사실은 확인되고 있지만 고령자의 고혈압이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일관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사고와 학습, 기억에 관한 경도인지장애는 노화에 따른 뇌 변화와 확실한 치매 그 중간상태이며, 장애가 발병하는 영역은 환자마다 다른 경우도 있다.

예컨대 기억장애만 보이는 환자는 알츠하이머병(AD)을 일으키기 쉽지만 뇌졸중 등의 혈관사고 후에 장애를 보인 환자에서는 실행기능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오비스가란 박사에 따르면 고혈압은 뇌혈관질환과 혈관성 인지장애의 주요 위험인자라는 점에서 인지장애가 발생하는 영역이 고혈압과 인지기능저하의 관련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라는 가설을 세웠다.

박사는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인지장애는 있지만 치매가 아닌 고령자 990례(평균 83세)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5년간의 추적 결과, 전체의 치매 발병률은 고혈압군에서 59.5%, 비고혈압군에서 64.2%로 양쪽군에서 거의 같았으며 기억장애만 가진 서브그룹과 기억 및 실행기능장애를 동시에 가진 서브그룹 간에도 전체 분석과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실행기능장애만 가진 서브그룹에서는 비고혈압군의 치매 발병률이 28%인데 반해 고혈압군에서는 57.7%로 고혈압과 치매발병 위험이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는 "이번 결과는 인지장애는 있지만 치매는 없는 사람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전세계에서 신경질환은 장애조정생존연수(disability-adjusted life years;DALY) 손실의 주요 원인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위험인자가 뇌혈관질환, 그 다음이 치매다. 이 공중보건상의 부담을 줄이는 예방개입과 치료개입법은 현재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또 "이번 결과는 인지장애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서브그룹(실행기능장애만 있는 환자)에서 고혈압이 치매의 진행 예측인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집단에 고혈압관리를 실시하면 치매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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