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COPD)는 전세게적으로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진단과 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우 적고 환자 선별이 큰 과제가 되고 있다. 한편 폐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CT검진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소위 ‘CT 폐기종’도 꽤 많이 발견되고 있다.

영상검사는 COPD 발견과 평가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일본 나가사키시에서 열린 제17회 일본CT검진학회 심포지엄 ‘CT검진에서의 COPD 인식과 평가’에서는 일본 COPD가이드라인과 간단한 진단도구, CT폐기종과 COPD의 차이, 영상에서 보는 COPD의 특징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가이드라인 “담배연기가 원인” 기재

일본호흡기학회는 작년 ‘COPD진단과 치료 가이드라인’제 3판을 발행한바 있다.

이 가이드라인작성위원회를 맡은 나가사키대학병원 내과 마츠세 히로토 교수는 그 주요 개정포인트를 소개하고 정의 가운데 담배연기가 원인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병기분류에서 0기=위험군 제외

이 가이드라인의 제2판(2004년 작성)에서는 COPD의 정의 부분에서 ‘유독한 입자와 가스’의 흡입이 원인이었지만 제3판에서는 ‘담배연기’가 주 원인이라고 기재됐다.

금연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부분이다.

또 제3판에서는 서브타입으로 기종(폐기종 병변 우위)형과 비기종(말초기도병변 우위)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호흡곤란 뿐만 아니라 기침과 객담도 특징적이라고 기재돼 있다.

COPD를 진단할 때에는 스파이로미터가 필수다. 1초율(FEV1%)-1초량/노력폐활량(FEV1/FVC)가 70% 미만이고 다른 기류폐색을 초래할 수 잇는 질환이 제외된 경우에 COPD로 진단된다.

병기분류에 관해서는 제2판에서는 0~IV 기의 5단계로 분류되고 있었지만 기침과 객담이 나오는 0기(COPD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이 반드시 COPD의 병기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제3판에서는 제외돼 4단계로 줄어들었다.

통원환자에서도 14%가 미진단

한편 COPD의 진단율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다는게 문제점이다. 여기에는 ‘COPD라는 명칭이 생소하다’ ‘나이 탓이라고 생각한다’외에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다’ ‘스파이로미터의 사용법이 복잡하다’는 생각이 작용했다고 한다.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적다면 흡연자 등 대상을 좁쳐 문진과 검사를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통원 중의 비호흡기질환자를 스파이로미터로 검사해 본 결과, 나이가 들수록 COPD의 빈도가 높아지고 40세 이상의 14.3%가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COPD로 진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COPD를 전신성염증질환으로 위치시키고 그 염증반응이 심혈관과 뼈, 근육, 영양상태에도 영향을 준다고 기재하고 있다.

실제로 마츠세 교수의 연구에서도 고혈압과 만성간장애 등 생활습관병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기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생활습관병을 가진 사람을 타깃으로 하면 COPD는 발견하기 쉽다”고 말한다.

COPD진단에서 영상검사는 얼마만큼 도움이 될까.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조기 기종성병변 검출에는 고분해능(HR) CT가 유용하며 HRCT에 의한 평가는 COPD의 병형분류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COPD에 대한 조기 치료개입에 회의적인 견해도 있었지만 최근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조기에 약물요법을 시작하면 생명예후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됐으며 현재는 조기 개입이 권장되고 있다.

제2판에서는 폐활량으로 병기를 분류하고 병기마다 치료법이 제시됐지만 제3판에서는 환자의 폐활량 수치 뿐만 아니라 각종 증상 등도 포함시켜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조기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CT폐기종 20%는 비COPD

폐기종은 종말세기관지보다 말초의 기강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돼 폐포벽이 파괴되는 상태이지만 현재 정확도가 높은 CT로 관찰하는 폐기종(CT폐기종)은 폐기종과 거의 같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CT폐기종례의 약 20%가 기류제한이 없는 비COPD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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