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캘리포니아주 스탠포드-특정 자가면역질환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발병 원인이 되는 게놈 속 스위치가 다른 질환에는 보호적으로 작용한다고 스탠포드대학 소아과 생물의학정보과학 아툴 부트(Atul J. Butte) 교수는  PLoS Genetics(2009; 5: e1000792)에 발표했다.

위험 관련 SNP 분석

연구책임자인 부트 교수에 따르면 모든 자가면역질환을 같이 취급하는 경우는 없어질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에는 적어도 2종류가 있다.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임상 결과를 통해 ‘쌍(pair)'으로 발병하는 몇몇 자가면역질환을 발견했다.

예를들면 1형 당뇨병환자에서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 위험이 높아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이 일어나는 이유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번 연구에서는 단일염기다형(SNP)과 전체 게놈의 관련성을 분석한 여러 대규모 시험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위험 발생에는 유전적 기반이 조성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어떤 위험의 조합과 관련하는 SNP가 다른 조합에서는 정반대 기능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사람게놈은 약 30억개의 염기 대(帶)로 이루어져 있다. 염기 대란 핵산의 구성 성분인 4가지 염기 가운데 2개가 쌍을 이룬 것으로 개체가 달라도 사람게놈상 대부분의 부위에서 동일한 조합을 나타낸다.

그러나 1천개 염기 중 1~2개는 개체간 게놈에서 1개 염기만 다른 곳에 존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SNP라고 한다.

이러한 변이는 작은 게놈 차이로서 눈색깔과 코형태, 성격 등 개인 차를 보여주는 유전적 기반이 된다.

교수가 주도하는 이 대학 생물의학정보과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사 과정 4년차인 마리나 시로타(Marina Sirota) 씨는 “사람게놈에는 수백만개의 SNP가 존재하며 다양성을 보이는 기반이 된다. 이른바 전체 게놈 관련 분석에서는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예컨대 류마티스관절염(RA)과 심질환 등 검토하려는 질환을 가진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2개군으로 나누어 게놈 분석을 실시해 질환 감수성과 관련하는 SNP를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영역에서 특정 SNP의 발현 빈도가 환자가 아닌 군에 비해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많거나 적은 경우 그 SNP는 해당 질환의 유전적 감수성의 상승 또는 저하와 관련하는 중요한 게놈 영역 근처거나 영역내에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400건 이상 연구에서 6건 추출

이 대학에서는 약 10년 전에 유전자 칩이라는 디바이스를 개발했지만 이 기술의 고성능화로 과거 수년간 막대한 SNP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유전자 칩을 이용하면 각 개체의 게놈을 검색하여 100만개 이상의 SNP를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다.

버트 교수에 따르면 수년 전 유전자 칩 기술이 발견된 이후 이미 400건 이상의 전체 게놈관련 연구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존 연구에서 1형 당뇨병, RA, 다발성경화증, 강직성척추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의 유무로 환자군을 분류한 연구 6건을 검토했다.

연구에서 검토된 573개의 SNP를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15개가 복수의 자가면역질환에 관여하는 영역에서 나타났다.

메인스위치와 토글스위치 존재

시로타 씨는 “이번 연구의 원래 목적은 이러한 공통된 SNP를 검토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결과는 놀랄 정도는 아니다. 정말 놀라운 점은 일반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의 위험과 관련하는 9곳에 나타나는 SNP에서는 특정 배열에 따라 특정 자가면역질환군 위험이 높아지는 반면 다른 자가면역질환군에 대한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예를들면 다발성경화증의 원인으로 알려진 SNP를 가진 환자에서는 집단적으로 보았을 경우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 위험도 높지만 이 부위에 다른 SNP가 존재하면 RA와 강직성척추염 위험이 증가한다.

매우 흥미로운 점은 한쪽 질환군에 대한 요인을 갖고 있으면 그것이 다른 쪽 질환군에는 보호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등을 조절하는 스위치에 회로 전체의 전원을 온오프하는 메인 스위치와 적색등과 청색등 등 각 색의 점등 간격을 바꾸는 토글 스위치가 부착돼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종합적인 자가면역질환 위험을 높이거나 낮추는 메인 스위치와 2가지 자가면역질환 조합 중 어떤 위험을 높이는지를 결정하는 토글 스위치라는 것이다.

검진·약제개발에 응용 기대

시로타 씨는 “분석 플랫폼이 점차 발전하여 더 많은 게놈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면 더 많은 질환, 아마도 수백개에 달하는 질환을 동일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573개의 SNP를 분석할 수 있었지만 그 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 발견된 관련성이 또다시 발견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부트 교수는 “SNP가 어떤 자가면역질환군의 원인인지를 알 수 있다면 발병 징후를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환자가 걸린 자가면역질환의 종류에 따라 다른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다른 치료제가 유용한지를 파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렇게 되면 약제 개발 지침을 만드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발견된 9개의 SNP 중 일부는 세포표면분자를 코드하는 유전자 내부거나 그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약물의 타깃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향후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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