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레르기질환에 대한 치료법이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음식알레르기에 관해서는 아직도 항원이 되는 식품을 피하는 등 잘못 섭취에 따른 급성증상을 주의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 경구면역관용(경구 섭취한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은 줄어든다는 현상)의 견해에 따라 항원이 되는 음식을 경구 섭취하는 적극적인 치료법이 주목되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현립어린이병원 알레르기내과 사카키바라 마사요시 부장은 음식알레르기에 대해 급속 특이적 경구내성유도요법(rush SOTI)을 시도하고 있다. 이 방법이 근본적인 음식 알레르기의 치료법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부장으로부터 들어본다.

음식 제거는 실패하기 쉬워

“항원이 되는 음식을 제거하여 증상 유발을 막고 내성을 얻는다”는게 지금까지 실시된 일반적 음식알레르기에 대한 대응법이었다.

이에 대해 마사요시 부장은 “유아에 많이 나타나는 계란, 밀가루, 우유 알레르기는 몇 년이 지나면 내성을 얻지만 평생 피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땅콩이나 밀가루, 생선, 새우나 굴 등의 갑각류, 과일 등 여러가지 식품이 원인이 되며, 아나필락시를 경험한 환자는 심한 증상에 불안해 하면서도 제거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음식 알레르기 예방법으로는 지금까지 임신부, 유아기 당시 어머니가 특정 식품을 피하는 방법이 많이 이용됐다. 그러나 그 효과는 현재도 입증되지 않고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2000년 고위험인 경우 임신 중 땅콩을 멀리하거나 생후 6개월부터 이유식으로 우유는 1세까지, 계란은 2세까지, 너트류와 생선류는 3세까지 피하는 권고안을 제시한바 있다.

하지만 2008년에 학회는 이 방침을 철회했다. 예방적 제거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게 이유였다.

예방적 제거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지만 음식 알레르기 발병에서 경구 섭취되는 항원이 중요한 단서가 되지 않는다면 이를 차단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방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스라엘과 영국에 거주하는 유대인 대상 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는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부터 자주 땅콩을 주는 반면 영국은 먹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부장은 땅콩 알레르기의 빈도는 영국이 이스라엘의 약 10배라는 점에서 유아기의 음식섭취가 경구면역관용의 성립, 음식알레르기의 발병 예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07년부터 rush SOTI 실시

알레르기 질환의 근치요법으로는 면역요법이 알려져 있다.

음식알레르기에서 주사 면역요법은 위험이 높아 권장하기 어려워 그 대신 경구 면역관용을 이용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이 요법은 1990년대부터 검토됐지만 아직까지도 명칭이 통일돼 있지 않다.

마사요시 부장은 이 방법의 명칭을 Specific Oral Tolerance Induction(특이적경구내성유도:SOTI)이라고 말한다. “당초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산발적으로 보고됐지만 다소 이단시하는 경향도 있어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방법론도 다양하다.”

현재 경구면역관용에 관련하는 기전으로는 분비형 면역글로불린(Ig)A의 생산 외에 저용량 항원인 경우 조절성T세포에 의한 억제성 사이토카인 생산, 고용량 항원인 경우 T세포 아네르기(anergy, 항원을 주사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태), T세포 클론 제거 등을 들 수 있다.

부장은 일찍부터 음식알레르기에 대한 경구면역관용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2004년부터는 환자에게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지도해 왔다.

또 지금까지 화분증 등에 급속면역요법을 계속 실시해 온 경험을 토대로 음식알레르기에 대한 SOTI에도 rush SOTI를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2007년부터 이 요법을 시작했다.

계란 1회분 섭취 가능

마사요시 부장은 지금까지 계란 알레르기 12례에 대해 rush SOTI를 실시해 왔다.

대상례는 남아 8례, 여아 4례로 연령 중앙치는 8세 11개월, 증상유발 역치(중앙치)는 0.124g이었다.

부장의 방법에서는 확실히 계란에 의한 아나필락시 경험이 있고 이중맹검 음식부하시험에서 뚜렷한 양성반응이 있음을 먼저 확인한다.

그 후 입원하여 계란의 흰자로 만든 분말(난백분)의 알레르기 증상 유발 역치를 확인한다. 처음에는 이 역치 이하의 양부터 매일 5회, 매회 20~50% 늘린 난백분을 먹이고 실제 계란 흰자로 환산해 8g에 도달한 시점에서 삶은 계란으로 바꾼다.

또한 섭취 목표량 60g(계란 1회분)에 도달한 시점에서 3회 반복한 후 퇴원시킨다.

이후에는 집에서 유지요법으로 주 2회 이상, 목표량의 계란을 지속해서 먹는다. “6세 이상에서 계란 아나필락시 경험을 한 아이는 커서도 개선되는 경우가 적은 편이다. 이번 검토에서는 중증례만을 대상으로 했다.”(부장)

그 결과, 대상자 전체가 중앙치 4.5일째 계란 1회분을 먹을 수 있었다(표). 부반응은 I도(국소 피부증상, 구강내위화감, 경미한 호흡기증상)가 18.4%, II도(광범위한 피부증상, 심한 소화기증상, 중등도 호흡기증상)가 0.3%였으며 IV도(심한 호흡곤란, 쇼크)는 없었다.

부반응에 대한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내복 33회, 베타2자극제 흡입 15회, 스테로이드제 내복 1회, 항히스타민제 주사 2회였다.

부장은 “아드레날린주사가 필요할 만큼 심한 증상는 없어 안전성은 확인됐다”고 말한다.

난백특이적Ig 항체가 및 삶은 계란에 든 오보무코이드(ovomucoid) 특이적 IgE항체가의 변화는 모두 치료 직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3개월 후부터는 크게 낮아졌다.

첫 6례의 검토에서는 헬퍼T세포(Th)1/Th2 밸런스가 6개월 후에 크게 낮아졌지만 12개월 후에는 변화하지 않았다.

인터루킨(IL)-10은 6개월 이후 크게 낮아지고, 트랜스포밍 성장인자(TGF)-베타1은 6개월 이후 크게 높아졌다.

땅콩알레르기에 대한 치료 가능성 여부도 확인하기 위해 땅콩알레르기 8례를 대상으로 동일한 치료를 실시했다.

섭취 목표량은 7g(10알)으로 했다. 남아 전체에서 연령 중앙치는 8세 7개월, 증상 유발 역치(중앙치)는 0.026g이고 중증례만을 선별했다.

그 결과, 중앙치 16일째에 1례만이 5알까지, 나머지 7례는 10알을 먹을 수 있었다.

부반응은 I도가 12.1%, II도가 7.1%, III도가 0.7%였고  IV도는 없었다.

이러한 부반응에 실시한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내복이 10회, 베타2자극제 흡입이 8회, 스테로이드제 내복이 3회였다.

계란 알레르기와 마찬가지로 중증 부반응은 없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땅콩 특이적 IgE항체가는 치료 직후에 크게 높아졌지만 3개월 이후에는 크게 낮아졌다.

내성화 기전 해명해야

마사요시 부장은 rush SOTI의 문제점으로 다음 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1)특이적 IgE항체가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등 음식 알레르기례에서 급속하게 발생하는 내성화 기전은 불확실하다 (2)장기(3개월 이상)간 섭취하면 특이적IgE 항체가가 낮아졌지만 음식알레르기가 치유돼 섭취를 중단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3)계란의 경우 난백분부터 시작하지만 삶은 계란이 증량이 쉬울 수 있다 (4)땅콩을 장기간 정기적으로 먹기 어렵다고 하는 환자도 있어 먹기 쉬운 땅콩의 이용과 혀 아래에 넣는 설하법이 가능한지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부장은 “이미 밀가루, 우유알레르기에서도 성공해 음식알레르기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방법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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