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당뇨병학회가 당뇨병 진단 기준의 하나인 당화혈색소(HbA1C)를 6.1%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작년말 '당뇨병 진단기준과  HbA1C의 국제표준화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결정됐다. 이번 기준의 개정에 따라 일본은 10년만에 당뇨병진단 기준 개정안을 올해 초 학회지를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기준의 초점은 기존에 '보조요법'에 불과했던 HbA1C치. 개정안에 따르면 당뇨병 진단의 제1단계인 당뇨병형 판정 지표에 HbA1C를 신설하고 컷오프치는 기존 6.5%에서 6.1%로 낮췄다.
 
한편 이번 진단 기준에서는 HbA1C의 위치를 격상시켰지만 혈당치 중심의 진단체계는 그대로 두어 국제적인 동향과 일본만의 독자적인 견해를 배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혈당치 중심의 진단체계는 유지

1999 년 만들어진 기존 당뇨병 진단기준은 혈당치를 이용한 진단이었다. 기존 진단기준에서는 다른 날 실시한 2회째 검사에서 혈당치가 '당뇨병형'[공복혈당(FPG)치 126mg/dL 이상, 경구당부하시험(OGTT 2시간치 200mg/dL 이상, 수시혈당치 200mg/dL이상]인 경우에 당뇨병으로 진단하는게 원칙이다.

하지만 1회 검사에서 혈당치가 '당뇨병형'이라도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는 예외 조건도 설정해 놓았다. 그 중 하나가 HbA1C가 6.5% 이상인 경우다.

일본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진단기준에 관한 조사검사위원회'가 발표한 개정안에서는 당뇨병 진단 1단계인 당뇨병형 판정기준에 HbA1C가 추가됐다.

그 기준치는 6.1%로 기존 '보조진단'의 기준치에서 0.4% 낮아졌다. 따라서 HbA1C가 6.1%이고 당뇨병의 전형적 증상과 확실한 당뇨병 망막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다만 진단체계의 골격은 기존처럼 2회 검사를 통해 당뇨병형으로 판정해야 한다. "첫번째 검사와 재검사 중 한쪽에서 반드시 혈당치 기준에 해당돼야 한다"는 조건을 첨부하여 당뇨병 진단의 '메인'은 아직까지 혈당치라는게 개정안의 방침이다. 특히 OGTT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HbA1C 5.6~6.0%를 당뇨병 고위험군으로 한다는 방침도 제시됐다.

HbA1C 6.1%가 컷오프치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개정안 작성의 배경에 따르면 HbA1C는 '인슐린 작용의 부족에 따른 만성 고혈당 상태를 주요 징후로 하는 대사증후군'이라는 당뇨병의 정의에서 볼 때 최적의 검사지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보조요법'으로 한 이유는 기존 기준을 만들 당시 HbA1C치의 표준화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진단기준 제정에 필요한 측정치와 당뇨병 망막증 발병률과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에비던스의 부족 역시 원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 HbA1C의 표준화가 진행되면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병원간 측정치의 차이는 줄어들고 있다.

또 당뇨병 진단기준제정의 근간이 되는 당뇨병망막증 발병과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증거도 축적되고 있다. 진단기준회원회에서는 일본의 증거를 검토한 결과, (1)HbA1C와 FPG와 OGTT 2시간치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며, FPG 126mg/dL, OGTT2시간 치 200mg/dL에 해당하는 HbA1C는 6.1% (2)망막증 발병 위험과의 관련에서도 HbA1C6.1%를 컷오프치로 하는게 타당하다는 판단에서 6.1% 이상을 기준치로 채택했다.

또 HbA1C 6.1% 이상은 국제적인 흐름도 감안했다. 일본당뇨병학회 이사장인 도쿄대학 당뇨병 대사내과 가도와키 다카시 교수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HbA1C를 진단기준으로서 도입을 추진해 왔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유럽당뇨병학회(EASD)와 국제당뇨병연맹(IDF)으로부터 위원을 초청,  국제전문위원회를 조직하여 당뇨병 진단에서 HbA1C의 활용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검토 결과에 따르면, HbA1C 6.5% 이상을 당뇨병 진단기준으로 하고 원칙적으로 HbA1C만 진단하자는 것이었다(Diabetes Care 2009; 32(7): 1-8). 물론 이 주장은 위원회의 견해일 뿐 ADA 등의 공식 권고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HbA1C를 도입한 당뇨병 진단기준을 개정 중으로 알려졌다. 단 ADA와는 달리 당뇨병 진단을 위한 여러 검사 중 하나로 위치시킬 예정이다.

이번 진단기준 개정안은 전세계 흐름과 일본의 사정을 동시에 감안한 것이었다. 즉 HbA1C가 같아도 일본에서 사용되는 수치(JDS치)는 같은 검체라도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National Glycohemoglobin Standardization Program(NGSP)와 약 0.4% 낮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번 JDS위원회가 발표한 HbA1C의 컷오프치 6.1%는 NGSP치로 변환하면 6.5%가 되어 국제적 동향과 일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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