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추계학술대회가 11월 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추계대회에서는 한국 중년남성에서 BMI 변화와 질환별 사망위험 연관성, 복부비만과 석회화지수의 상관관계, 운동 및 비만이 인슐린 저항성에 미치는 영향, 에스트로겐의 인슐린 신호전달체계, 체중증가와 혈압증가의 상관관계 등이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중년男, BMI변화로 질환별 사망위험 예측

비만인 경우뿐만 아니라 저체중이어도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10% 이상 증가하면 심혈관질환 사망의 위험이 증가하고, 비만이 아닌 경우에는 중등도의 체질량지수 증가가 비심혈관질환 사망에 보호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BMI가 증가할수록 심혈관질환 및 특정암에 의한 사망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BMI 변화와 사망의 관계는 체중 증가와 감소에 따라 연구결과가 혼재해 있다.

특히 아시아인은 BMI가 서구에 비해 낮은 상태에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지만 BMI 변화와 사망의 관계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박혜순 교수팀은 1992년과 1998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한국의 30~64세 중년남성 473,358명을 대상으로 초기 BMI와 이후 7년간 BMI 증가가 원인별 사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92년에서 98년까지 7년간 BMI 변화는 세 군으로 나누어 (1)체중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는 ±5% 미만의 안정된 군 (2)5~10% 미만으로 증가한 군 (3)10% 이상 증가한 군으로 구분했으며, 92년의 초기 BMI는 (1)>21m/kg2 (2)21~23m /kg2 (3)23~25m/kg2 (4)≥25m/kg2 등 네 군에 따라 2004년까지 심혈관질환 및 심혈관질환 사망, 총사망을 추적했다.

심혈관질환 사망의 경우 92년 초기 BMI가 21 미만이면서 7년간 체중을 유지한 군(BMI 변화 ±5% 미만)과 비교할 때, 초기 BMI가 비만(≥25)이었던 경우는 모든 BMI 변화 군에서 심혈관 사망의 위험이 41~71% 증가했다.

또한 초기 BMI가 저체중(>21)이었지만 BMI가 10% 이상 증가한 경우 심혈관 사망의 위험이 46% 증가했고(상대위험도 1.46, 95% 신뢰구간 1.01~2.14), 이것은 초기 BMI가 비만이면서 체중을 유지한 군의 심혈관 사망 상대위험도와 대동소이했다.

반면 비심혈관질환 사망의 경우 92년 초기 BMI가 21 미만이면서 7년간 체중을 유지한 군(BMI 변화 ±5% 미만)과 비교할 때, 초기 BMI가 저체중이 아니면서(≥21) 체중을 유지한 경우, 초기 BMI가 비만이 아니면서(>25) BMI가 중등도(5%~10% 미만)로 증가한 경우 비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이 23~15% 감소했다.

이는 총사망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 저체중이 아닌 경우는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비만이 아닌 경우는 BMI가 중등도로 증가하는 것이 전체 사망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순 교수는 "BMI 변화와 심혈관질환 사망의 관계에서 초기 BMI가 21m/kg2 미만으로 저체중이라도 BMI가 10% 이상 증가하면 심혈관질환 사망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10% 증가군에서 7년 후 평균 BMI는 22.7m/kg2 정도로 정상체중 범위에 속했지만, 비만이면서 체중을 유지한 군의 심혈관 사망의 위험도와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따라서 성인에서 현 체중의 상태뿐 아니라 체중의 변화를 같이 평가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한국 중년남성이 대상이라 모든 성인에게 일반화하기 힘들지만, 한국 중년남성에서 BMI 변화가 원인별 사망에 대한 위험을 예측할 수 있으며, 특히 초기 BMI를 같이 고려할 때 더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복부지방률, 관상동맥 석회화 예측인자

무증상 동맥경화증(subclinical atherosclerosis)은 실제적으로 심혈관질환이 생기기 이전 단계에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동맥병변을 말한다. 전문의들은 동맥경화증으로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고위험군을 찾아내고 미리 위험인자들의 교정 및 치료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관상동맥 석회화지수는 이러한 무증상 동맥경화증을 비침습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으로, 실제로 뇌졸중이나 허혈성 심장질환 등의 심혈관질환을 잘 예측하고 중증도와 좋은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팀은 심혈관질환의 병력이 없는 건강한 한국인에서 관상동맥 석회화지수와 복부지방률,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증후군과의 연관성을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강북삼성병원 종합검진센터에서 검진을 시행한 수검자 중 MD CT를 이용해 관상동맥 석회화지수를 측정한 945명의 성인(평균연령 49세, 남성 67%)을 대상으로 신체계측과 BIA를 이용한 체성분 분석을 시행하고 지질농도, 공복혈당, 공복 인슐린농도 등을 측정했다. 단 기저에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제외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대사증후군 여부를 분석하고, 인슐린 저항성 정도는 HOMA IR(homeostasis model assessment of insulin resistance)로 계산했으며, 최상위 4분위에 드는 대상을 인슐린 저항성군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서 관상동맥 석회화지수는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연령과 공복 혈당, 혈압, HOMA-IR, 복부지방률과 유의한 양의 상관성을 보였다.

공복혈당에 따라서 (1)정상 (2)공복혈당장애 (3)당뇨병군으로 나누어 분석을 했을 때, 혈당이 증가할수록 유의하게 석회화지수가 증가했으며, 관상동맥의 석회화가 있는 군에서 정상인군보다 모든 대사인자들이 유의하게 증가돼 있었다.

복부지방률에 따라서 대상군을 4군으로 나누었을 때, 석회화지수는 복부지방률이 증가할수록 유의하게 증가했다. 석회화지수를 종속변수로 회귀분석으로 시행했을 때 복부지방률의 4분위가 증가할수록 유의하게 석회화지수가 증가했으며(1사분위에 비교해 4.08배 증가), 관상동맥 석회화를 예측하는 ROC 분석을 해 보았을 때 복부지방률이 연령 다음으로 가장 높은 AUC를 보였다 (AUC=0.696).

대사증후군 여부와 인슐린저항성 여부에 따라서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도를 계산해 보았는데, 대사증후군이 있는 군에서 유의하게 석회화지수가 높았으며, 대사증후군이 있을수록 없는 군보다 1.824배, 인슐린저항성이 있을수록 없는 군보다 1.932배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률이 높았다.

이은정 교수는 "심혈관질환의 병력이 없는 건강한 한국인 성인에서 복부지방률은 다른 심혈관질환 인자들 중에서도 가장 관상동맥 석회화를 예측하는 인자였으며, 대사증후군, 인슐린 저항성이 있을수록 관상동맥 석회화의 위험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건강해 보이는 성인에서도 복부비만 및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동맥경화증의 위험도가 높으며, 나아가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생활습관 교정을 통한 복부비만의 교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운동-비만,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

비만과 운동을 하지 않는 신체 비활동은 제2형 당뇨병의 발생 및 대사증후군 발생의 주요한 위험인자이다. 전향적 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신체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의 향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다.

신체를 많이 쓰는 과격한 운동 뿐만 아니라 과격하지 않은 운동/중등도의 운동 또한 지속적으로 하면 인슐린 감수성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신체적 활동(physical activity) 즉, 운동은 당뇨병의 발생을 줄여준다고 많은 연구에서 보고하고 있으며 이러한 신체적 운동의 당뇨병 발생 예방효과는 비만한 사람에게서 더 높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배지철 연구팀은 당뇨병이 없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평소에 하고 있는 적당한 정도의 운동(30분/회 이상, 주 3회 이상, 최근 한달 이상 지속, 등에 약간 땀이 날 정도)이 인슐린 저항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 또한 이러한 효과는 비만의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강북삼성병원에서 2008년도에 건강검진을 받은 수진자 중에서 당뇨병의 과거력이 없으며, 공복혈당이 <126mg/dl인 40,799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종합검진 결과를 분석했다.대상자들의 운동정도는 검진에 포함되어 있는 설문지(문진표)를 통해 판단했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의 여러 인자들인 중성지방, 고혈압, 고밀도 콜레스테롤, 허리둘레, 혈당은 예상대로 비만한 군(BMI>25)에서 확연히 안좋은 수치를 나타냈다.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계산식인 HOMA IR 값은 비만한 군에서 정상체질량지수를 가지는 군보다 높게 측정됐다.

같은 비만한 군내에서 정기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전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 및 HDL 콜레스테롤에서 더 좋은 수치를 보였다. 이들 두군에서 BMI 및 허리둘레는 큰차이는 없었다.

또한 같은 비만군 내에서 비만도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HOMA IR 값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비만하지 않은 군과 함께 HOMA IR을 비교할 때, 마르고 운동하는 군, 마르고 운동하지 않는 군, 비만하지만 운동하는 군, 비만하고 운동하지 않는 군 순서로 HOMA IR값이 증가했다. 이러한 운동의 효과는 비만한 군과 비만하지 않은 군 사이에 달랐으며 비만한 군에서 HOMA IR에 대한 운동의 효과가 더 컸다.

HOMA IR>2 이상을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정의하고 마르고 운동하는 군을 '1'이라고 정의하면, 마르고 운동하지 않는 군, 비만하지만 운동하는 군, 비만하고 운동하지 않는 군 순으로 각각 1.3, 2.96, 4.84배로 인슐린 저항성(IR>2)을 가질 위험도가 증가했다. 나이와 성을 보정하고도 이 경향은 지속됐다. 복부비만을 기준으로 할 때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신체적 운동과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며, 비만한 사람이 운동을 했을 때의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효과는 비만하지 않은 사람보다 크다고 제시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많은 수의 대상자들로부터의 결과이며, 높은 강도는 아니지만 꾸준한 운동을 정기적으로 (주 3회 이상)하는 것은 인슐린 감수성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트로겐의 인슐린 신호전달체계 규명

혈액의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되어 있는 폐경 후 여성은 비만, 인슐린 저항성, 당대사이상, 이상지혈증 및 고혈압으로 구성되는 대사증후군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난소가 적출된 설치류(인간의 폐경 모델)에서 장기간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면 에스트로겐 결핍에 의해 발생되는 비만, 인슐린 저항성, 당대사이상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설치류에서의 이러한 에스트로겐 효과는 에스트로겐의 식욕억제 작용, 비만억제 작용, 그리고 비만억제에 의한 이차적인 결과 등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스트로겐이 에너지 대사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을지대학병원 내분비내과 이성규 교수팀은 에너지 대사에서의 핵심분자인 AMPK와 인슐린 신호전달 체계의 여러 분자들에 에스트로겐이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를 3T3-L1 지방세포주를 통해 연구했다.

연구결과 에스트로겐은 3T3-L1 지방세포주에서 AMPK 신호전달 체계의 분자들을 활성화시켰고, 또한 인슐린 신호전달 체계의 분자들을 활성화시켰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길항제를 투여하거나, AMPK 길항제를 투여하면 에스트로겐의 이러한 효과는 사라졌다.

연구팀은 에스트로겐이 AMPK 및 인슐린 신호전달 체계를 통해 에너지 대사 및 당대사에 직접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고, 또한 에스트로겐이 AMPK 경로를 통해 인슐린 신호전달 체계에 관여함을 확인했다.

이성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폐경 후 여성에서 에스트로겐 결핍에 의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병리학적 현상들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체중변화, 혈압증가에 영향

비만은 고혈압 위험도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세은 교수팀은 건강한 한국인 성인에서 체중증가와 혈압의 변화와의 상관관계를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2004년과 2008년에 강북삼성병원 종합검진센터를 방문한 수진자 중 고혈압의 병력이 없고, 건강한 20세에서 59세 사이의 19,903명(평균연령 37.5 세, 남자 69.4%)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각 대상자에서 2004년과 2008년에 각각 신체 계측 및 혈압 및 생화학적 검사를 시행했다. 체중변화는 4분위수로 나누어 분석했다.

연구결과 4년후 전체 대상자 가운데 98명(0.4%)에서 고혈압이 발생했으며, 체중은 평균 0.71±3.33 Kg 증가했다.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의 변화 모두 체중변화의 4분위수가 증가함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를 보정한 후에도 체중변화는 혈압의 변화와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수축기 혈압, r=0.142, P <0.001; 이완기 혈압, r=0.129, P <0.001).

여러 혼란변수를 통제한 후에 시행한 다중회귀분석 결과, 체중변화의 가장 큰 4분위수는 가장 낮은 4분위수에 비해 수축기 혈압은 3.65배, 이완기 혈압은 2.34배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수축기 혈압, 95% confidence interval [CI], 3.23-4.08, P<0.001 ; 이완기 혈압, 95% CI, 2.02-2.65, P<0.001).

박세은 교수는 "건강한 한국인 성인에서 체중증가는 혈압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체중증가를 피하는 것이 고혈압의 예방에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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