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레겐스부르크 - 수면장애 환자 대부분은 수면제 치료를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충분히 못받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약물에 의존성이 생길까 두려워서다.

그러나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병원 정신과 피터 가이슬러(Peter Geisler) 박사는 “새 약제를 사용하면 의존성을 일으키지 않고 쾌적한 수면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Der Neurologe und Psychiater(2009; 10: 58-60)에 설명했다.
 
멜라토닌아고니스트에 2중 효과

잠들기가 어려운 입면장애와 숙면장애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는 한정돼 있다.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는 의존성 위험이 높아 심한 경우가 아니면 처방되지 않고 있다. 대신 졸피뎀, 조피클론, 잘레플론 등의 비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가 대체 사용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매우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우수해 고전적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에 비해 의존성 위험은 낮지만 독일에서는 단기투여 조건으로 승인받았다.

멜라토닌은 사람의 체내시계에 중요한 요소로 수면호르몬으로도 알려져 있다. 청년기에 들어서면서 이미 멜라토닌 농도에는 개인차가 심해지고 이후 나이가 들면서 분비량은 계속 줄어든다.

미국에서는 수년전부터 천연 멜라토닌이 영양보조제 또는 수면제로 판매되고 있지만 수면 효과는 불확실하다. 독일의 경우 2008년에 멜라토닌서방제제(Circadin)가 55세 이상 환자에 수면장애 치료제로 승인됐다.

약효는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환자 반응에는 개인차가 있다. 가이슬러 박사는 “의존성이나 중증 부작용 걱정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멜라토닌 수용체에 아고니스트로서 작용하는 새로운 약제가 agomelatin이다. 이 약은 최근 독일에서 항우울제로 승인됐지만 수면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갖고 있다.

이 약은 또한 잠든 후 짧은 각성반응을 일으키는 세로토닌2C수용체에 대한 안타고니스트 작용도 해 주간 졸음을 일으키지 않고 깊은 수면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용기전을 가진 다른 수면제는 아직 개발단계이지만 박사는 “수년 후에는 수면장애 치료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주요 감마 아미노낙산(GABA) 수용체에 작용하는 ‘기존수면제’에서도 새로운 약제인 에스조피클론이 등장했다.

조피클론과 유사한 이 약물은 다른 벤조디아제핀 수용체 작동제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장기 수면장애 치료제로 승인됐다.

여러 연구를 통해 효과가 약 6개월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독일에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

교대근무 직종도 수면장애를 자주 일으키는 원인으로 근무 중에 졸음을 일으킨다.

이 ‘교대근무증후군’에는 근무시간대가 바뀔 때 수면제를 간헐적으로 투여하면 대처할 수 있다.

각성상태를 촉진시키기 위해 추가로 모다피닐을 투여할 수도 있다.

다만 이 약은 의존성은 없지만 잠재적으로 ‘라이프스타일 드럭’으로 남용될 가능성이 있어 박사는 “처방에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면제를 처방하기 전에는 충분한 감별진단을 해야 한다. 잘 알려진 신경질환이나 정신질환 뿐만 아니라 특히 수면시무호흡과 하지정지불능증후군(RLS)을 제외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수면시무호흡과 RLS 제외

가이슬러 박사는 수면시 무호흡에 관해 수면장애 환자가 코골기를 호소하는 경우에는 수면폴리그래프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RLS에 대해서는 임상진단 기준(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는지, 하지에 불쾌감이 있는지)에 의해 비교적 쉽고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증상은 환자가 직접 말을 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또한 대부분의 환자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면장애 환자에는 이 증상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수면장애는 우울증과 공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까지 우울증환자에 대한 수면제 사용은 오히려 억제됐다.

나중에 수면제 중지에 따른 불이익이 복용으로 얻는 이익보다 크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우울병과 수면장애를 병발하는 환자에게 플루옥세틴과 에스조피클론을 병용투여한 결과, 플루옥세틴 단독투여군에 비해 수면 파라미터와 우울병 점수 모두 우수한 성적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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