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바덴 - 항응고제의 주류가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분야에서 수십년간 사용돼 온 헤파린과 비타민K 길항제의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는 다양한 항응고제가 최근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독일 프리드리히슈타트병원 세바스티안 쉘롱(Sebastian Schellong) 교수는 기존보다 효과적이고 치료도 간편한 신규 약제에 대해 제115회 독일내과학회에서 설명했다.
 
~항트롬빈제 dabigatran~

최근 새롭게 등장한 항응고제는 2개 그룹으로 나뉜다. 그 중 하나는 트롬빈을 작용점으로 하는 약제군으로서 알가트로반과 다비가트란(상품명 프라닥사, 베링거인겔하임사)이 해당된다.

캡슐제인 다비가트란은 흡수율이 약 10%로 일정하다. 투여량은 혈장속 농도와 밀접하게 관련하기 때문에 항응고작용은 투여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다비카트란과 관련한 주술기 혈전증예방 연구는 모두 3건 실시됐다(RE-NOVATE,RE-MODEL,RE-MOBILIZE).

모두 에녹사파린 투여군과 비교 검토한 것으로 RE-NOVATE과 RE-MODEL에서는 유럽에서 고위험환자에 이용되는 에녹사파린 1일 40mg의 수술 전 투여하는 군과 비교됐다.

RE-MOBILIZE에서는 미국에서 이용되는 에녹사파린 1회 30mg의 1일 2회 수술 전 투여군과 효과를 비교했다.

쉘롱 교수는 "에녹사파린의 2가지 투여법을 비교한 학술적인 연구는 실시되지 않았지만 전세계에서 승인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비교시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택적 인공고관절전치환술 증례를 대상으로 한 RE-NOVATE 및 인공무릎관절전치환술 증례를 대상으로 한 RE-MODEL에서 다비가트란군의 효과와 출혈률은 에녹사파린군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미국에서 인공무릎관절전치환술 증례를 대상으로 한 RE-MOBILIZE에서 다비가트란은 주요 엔드포인트의 혈전증 발현율에서 비열성이 확인되지 않아 미국에서는 현재 미승인 상태다. 또한 이 시험에서는 다른 시험에 비해 에녹사파린 용량이 높게 설정돼 에녹사파린군에서 출혈률이 높게 나타났다.
 
~제Xa인자억제제 리바록사반~
 
제Xa인자억제제도 혈액응고계에서 작용점이 단일하다. 이 형태의 약제는 간접 작용형과 직접 작용형으로 나뉜다.

간접 작용형의 억제제로는 폰다파리눅스의 피하주 제제가 혈전색전증 치료?예방제로 판매되고 있다.

경구용 직접 작용형 억제제는 많지만 주술기의 혈전증 예방제로 승인된 것은 리바록사반(상품명 자렐토, 바이엘쉐링사) 뿐이다.

아픽사반은 임상시험 프로그램 단계에서, 에독사반은 유럽에서 판매가 임박한 상태다.

리바록사반의 효과는 인공고관절전치환술이나 인공무릎관절전치환술 실시 때 유럽에 관용적으로 이용되는 에녹사파린(RECORD 1, 3), 인공무릎관절전치환술 실시때 미국에서 관용적으로 투여하는 에녹사파린(RECORD 4)과 비교하는 시험이 실시됐다.

또한 대기적 완전 고관절성형술이 예정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RECORD 2에서는 가이드라인의 권장보다 장기간의 리바록사반 예방투여가 혈전증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일련의 RECORD시험에서도 마찬가지로 주요 엔드포인트로는 항혈전작용에서 나타나는 비열성을 설정했다.

인공무릎관절전치환술의 성적은 리바록사반군이 에녹사파린군보다 우수했으며 정맥파기록계로 파악한 혈전증 발현율은 9.6% 대 18.9%였다. 대출혈은 0.6% 대0.5%로 거의 같았다(RECORD 3).

또한 인공고관절전치환술을 받은 환자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RECORD 1). intention-to-treat(ITT) 집단의 혈전증 발현율은 1.1% 대 1.3%이고, 대출혈은 리바록사반군이 0.2% 정도 많았지만 유의차는 없었다.

즉 출혈률은 거의 같고 효과는 우수하다는 결과가 얻어진 것이다.
 
임상적인 증후성 이벤트가 중요

미국에서 실시된 RECORD 4의 결과는 리바록사반에 '약간 미묘한' 것이었다.

정맥혈전색전증(VTE) 발현율은 10.1%에서 6.9%로, 임상적으로 중요한 증후성 이벤트는 1.2%에서 0.7%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리바록사반으로 7례의 증후성 VTE를 예방할 수 있었지만 대출혈은 6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약품기구(EMEA)는 정형외과 영역에서 고위험 수술에 대해 리바록사반을 승인했으며 미식품의약국(FDA) 역시 전문가의 긍정적인 견해를 근거로 즉시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기존 약제와 비교했을 때 신규 항응고제는 어떤 위치에 놓아야 할까.

효과를 평가할 때에는 예방하려는 이벤트의 종류가 기준이 된다. 이벤트 발현율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 상당한 발전이라고 보아야 하겠지만 정맥파계로 파악한 VTE는 이른바 '긍정적인 파라미터'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임상적 증후성 이벤트다. 리바록사반군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이벤트의 저감률은 0.6~1.2%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이 수치의 평가방법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이다.

신규 항응고제의 위험을 결정짓는 요인은 대출혈이지만 그 발현율은 0.5~1.2% 정도에 불과하다.

출혈위험이 높은 경우는 주로 고령환자와 신기능부전환자이지만 신규 항응고제가 이러한 환자를 더 쉽게 치료할 수 있는지는 몇 년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새 항응고제를 사용하면 헤파린 유발성 항혈소판감소증을 우려할 필요도 없으며 간독성 부작용도 예방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신규 항응고제를 권장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의 하나는 투여형태다.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 모두 경구제라서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

다만 주술기의 혈전증 예방에서 실제로 순응도를 개선시키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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