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취리히 - 환자에 생식기궤양이 발생한 경우 먼저 의심할 것은 성감염증(STD)이다. 하지만 크론병이나 암 등 STD 이외의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어 진단시 주의가 필요하다.

스위스 시립트리엠리병원 피부과 바바라 라엣쉐 세마데니(Barbara Laetsch Semadeni) 박사와 스테판 라우텐슐라거(Stephan Lautenschlager) 교수는 생식기궤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에 대해 Schweizerisches Medizin-Forum에 대해 설명했다.
 
다양한 성기헤르페스 병상

생식기궤양을 일으키는 감염증 가운데 서구 선진국에서 가장 많은 것은 성기헤르페스다.

여러 소수포가 붙어 발생하는 집족성 소수포를 동반하고 그 부위가 궤양화되어 가피가 형성된다. 대부분 시진(視診)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지만, 유통성 궤양이 하나만 있는 등 병상이 비정형적인 경우에는 시진만으로는 진단할 수 없다.

또한 고립성 미란, 구열(갈라지는 현상), 모낭염의 경우 헤르페스가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생식기궤양을 일으키는 감염증 가운데 독일에서 2번째로 많은 것이 매독이다.

9~90일의 잠복기를 거쳐 병원체가 들어온 입구에 암적색의 반과 구진이 발생하고, 이것이 급속하게 무통성으로 경계가 뚜렷한 궤양(연성하감)이 되어 무통성의 림프절종창을 동반한다.

그러나 첫 감염부위가 구강, 경부, 항문 등 비정형적인 부위거나 처음에 복수의 궤양 또는 연성 궤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오진되기 쉽다. 그러다 제2기에 들어서면서 매독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매독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것은 성행위로 인한 전염성 궤양인 연성하감이다.
Haemophilus ducreyi를 원인균으로 하는 연성하감은 카리브제도, 아시아, 아프리카 등 관광지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 경우 생식기궤양은 침투성이 높고 화농성이며 닿기만해도 쉽게 출혈을 일으킨다.

성병성림프육아종은 특히 신흥국가에서 많이 나타나는 감염증이지만 유럽에서도 점차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궤양은 림프절에 통증을 동반하는 종창이 발생한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에 의해 부스럼이 생기고 생식기에 상피병(코끼리 피부처럼 되는 병)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또한 드물지만 결핵, 칸디다증, 대상포진 또는 일반적인 구강내상재균도 생식기궤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세마데니 박사는 "STD로 판명된 생식기궤양 환자에서는 반드시 HIV감염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TD에서 나타나는 궤양은 HIV에 맞는 침입경로를 제공하기 때문에 HIV 전파율이 5배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HIV감염자에서는 생식기질환이 중증화된다. 헤르페스에 의한 궤양은 크기가 최대 20cm까지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매독의 경우 침투성이 높아 일부는 천공된 궤양이 나타난다.

HIV의 최초 감염도 환자의 5~15%가 생식기궤양을 계기로 진단되고 있다.

그러나 생식기궤양의 원인이 항상 세균이나 바이러스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딱딱해진 궤양에서는 악성종양의 의심이 있고 늦어도 3개월 후에는 생검으로 확인해야 한다.
 
딱딱해진 궤양은 암 제외

음경과 외음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의 약 90%는 유극세포암으로 예컨대 백반증, 경화성위축성태선,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등이 원인이 된다. 그러나 장기간의 PUVA요법을 받은 건선환자에서도 음경이나 음낭에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변연부가 다양하고 세균이 검출되지 않는 통증성 생식기궤양의 경우는 괴저성농피증을 의심해 본다.

라이터증후군(Reiter's syndrome)이나 베체트병 등 다계통질환 역시 생식기궤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크론병에서는 생식기궤양이 초발 증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콘돔이나 윤활제 사용으로 인한 접촉성피부염과 외용제가 생식기영역에 발생한 미란이나 잔존 궤양을 일으키는 원인일 수도 있다.

물론 외용제만이 원인은 아니며 암피실린, 코트리목사졸, 테트라사이클린의 복용도 진한 자주색의 미란을 동반하는 약진이 귀두에 생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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