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옥스포드 - 캄보디아 서부에서는 말라리아에 대한 제1선택요법인 알테미시닌을 기본약제로 한 치료법에 내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마히도대학 열대의학 아르옌 돈드롭(Arjen Dondorp) 박사팀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 "캄보디아와 태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알테미시닌 내성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체 약제 없어

캄보디아 서부 지역에서는 알테미시닌에 대한 내성 징후가 이미 보고됐지만 이 문제를 자세하게 검토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알테미시닌에 대한 내성이 증가하면 약제 효과가 없어진다.

공동연구자인 옥스퍼드대학 닉 화이트(Nick White) 교수는 이번 지견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말한다. "말라리아에 대한 필수 무기인 알테미시닌이 효과가 없는 경우 즉시 교체할만한 약제가 없다는 점에서 결과는 심각하다. 말라리아의 박멸은 불가능해지고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말라리아로 인해 유아와 임신부를 중심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병원체는 말라리아원충으로, 모기를 통해 혈중으로 들어간다. 가장 악성인 원충은 Plasmodium falciparum(열대열말라리아원충)으로 말라리아 사망 10례 중 9례의 원인이 된다.

알테미시닌은 현재 이용되는 항말라리아제 중에서는 가장 효과가 높다. 알테미신 유도체는 클로로퀸과 메플로퀸 등 다른 항말라리아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지금까지 내성이 있는 말라리아 원충은 없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알테미시닌은 유도체인 아테스네트의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단제로도 이용되지만 약제 내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개는 다른 1종류 이상의 약제와 병용해 투여된다.

이러한 병용요법(artemisinin-based combination therapies; ACTs)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유행국가에서 합병증없는 열대열 말라리아감염증에 대한 제1선택요법으로 권장되고 있다.
 
체내 소실시간 2배

알테미시닌 단제요법과 병용요법의 효과가 캄보디아 서부지역에서 낮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는 가운데 이번 방콕에 거점을 둔 웰컴트러스트-마히도대학-옥스포드열대의학연구 프로그램의 연구팀은 알테미시닌에 대한 열대열 말라리아 감수성을 검토했다.

돈드롭 박사팀은 캄보디아 서부의 합병증없는 열대열 말라리아 환자 40례와 태국 북서부 완파 지역 40례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양쪽군의 각 20례에 알테미신 유도체인 아테스네트 단독, 나머지 각 20례에 아테스네트와 메플로퀸 병용치료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말라리아원충의 체내에서 사라지는 시간은 태국군이 48시간(중앙치)인데 비해 캄보디아 서부군에서는 84시간으로 약 2배 길었다.

아스테네트 단제로 치료한 각 군의 20례 가운데 캄보디아 서부군에서는 6례가 재감염된데 반해 태국군에서는 2례 뿐이었다. 병용요법을 받은 20례 가운데 재감염된 경우는 캄포비아군에서 1례, 태국군에서 1례였다.

이러한 결과도 캄보디아에서는 알테미신의 효과가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라리아 관리에 대재앙

돈드롭 박사는 "이번 연구는 캄보디아의 말라리아원충이 태국의 말라리아 원충에 비해 알테미시닌의 감수성이 낮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말라리아원충을 죽이는데 좀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테미시닌은 감염 초기에 말라리아 원충을 체내에서 없애고 원충이 성숙되거나 재생되지 않도록 억제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약제가 저해되면 원충을 체내에서 제거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또 "아테스네트가 그 효력을 잃고 있다는 점에서 ACTs는 효과가 약한 파트너약물에 의해 의존하게 된다. 이는 ACTs의 효력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ACTs를 잃는 것은 말라리아 관리에 크나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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