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이 운영하는 직영도매상이 신종 리베이트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직영도매상을 통해 병원소유 법인의 이사장이 리베이트를 수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에 따르면 종합병원급 대형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법인의 이사장 등이 병원에서 필요한 의약품을 공급하는 직영도매상을 설립, 병원은 이 도매상으로부터 거의 독점적인 의약품을 공급받고 있다.

이번에 지적된 병원은 한림대와 고려대, 연세대, 인제대, 가천의대, 가톨릭대, 중앙대 등의 계열 또는 부속병원이다.

특히 해당병원이 직영도매상을 통해 공급받은 의약품 공급단가는 동일 의약품을 국공립병원이 공급받을 때보다 평균 7%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전 의원이 해당 병원이 구매한 상위 30위 의약품에 대한 표본 조사결과, 총 240개(8개도매상×30개 품목) 의약품을 국공립병원들은 1조 2,797억원에 구매한 반면, 직영도매상을 이용한 계열병원들은 국공립병원들보다 86억 1,200만원 더 비싼 1조 3,659억원에 구매했다.

 

 

전 의원측은 약제비 7%를 절감하면 연간 약 2,000억원의 건보지출금액 절약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직영도매상을 통해 계열병원 법인 이사장과 가족이 큰 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직영도매상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병원 이사장 및 가족에게 지급한 배당금 내역을 살펴보면, 1주당 금액대비 배당률은 성모병원 계열 보나에스 3,921%, 성심병원 계열 소화는 4,313%, 백병원 계열 원익양행은 1,100%에 달했다.

또한 병원 이사장 등은 직영도매상에 투자한 금액의 10~40배를 한해 배당급을 거둬들였다. 

원익양행을 설립하는데 인제학원 백낙환 이사장과 그 가족이 투자한 금액은 1억 1,700만원인데 반해 2008년 한해동안 배당받은 금액은 투자액의 10배가 넘는 12억 8,700백만원에 달했다. 성모병원 계열 보나에스는 1년 배당금으로 투자금액대비 약 40배(3,921%)를 지급했다.

학교법인 병원의 직영도매상, 영업이익금의 대부분을 계열병원에 기부금으로 내면서 당기순손실을 봐 법인세도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연세대가 100%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도매상 (주)제중상사는 2008년 117억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연세대에 119억을 기부, 8억 8천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

전혜숙 의원은 "직영도매상은 국민들이 낸 준조세인 건강보험의 지출 부담을 늘리고 있는 만큼 병원의 이사장, 가족, 특수관계인이 도매상의 지분소유를 제한할 수 있는 약사법상의 규정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국공립병원과 같이 일반병원도 의무적으로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의약품을 공급받도록 건강보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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