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신장과 뇌사자의 췌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팀은 지난 13일 극심한 당뇨 합병증으로 투석까지 받아 오던 유 모씨(여, 32세)에게 남편 이 모씨(남, 32세)의 신장 한쪽과 뇌사자 황 모씨(남, 21세)의 췌장을 동시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뇌사자의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하거나, 가족이나 순수기증자 즉, 산사람의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한 적은 있었지만 생체 신장과 뇌사자의 췌장을 동시에 이식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유씨는 지난 13년간 소아형 당뇨(1형 당뇨)로 투병하면서, 지난 2008년 중반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만성신부전으로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장만 우선 이식받을 경우 또다시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신부전이나 다른 당뇨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남편이 신장 기증을 준비해 둔 상태에서 채 1년이 되지 않아 뇌사자의 췌장을 기증받아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받게 됐다.

한덕종 교수는 이와 관련 “상대적으로 기증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신장을 순수기증자로부터 기증받고, 비교적 기증받기 위한 대기 기간이 짧은 뇌사자의 췌장을 동시에 이식함으로써 환자가 이식수술을 두번 받아야 하는 부담감과 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해야 하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 교수는 지난 1992년 7월 국내 처음으로 뇌사자의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한 이후 지난 2006년 1월에는 국내 첫 생체 신장·췌장 동시이식에 성공했으며, 작년 10월 당뇨합병증인 신부전을 동반한 20대 여자 송모씨에게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함으로써 국내 췌장이식 건수의 약 70%인 췌장이식 100례를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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