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스톡홀름 - 캐롤린스카연구소 요나스 프리센(Jonas Frisen) 교수팀은 심근에 축적된 방사성동위원소인 탄소14(14C)의 측정을 통해 심근세포가 평생 재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Science에 발표했다.

이 결과는 심근경색으로 괴사된 심근세포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말많은 심근 재생논란

사람 체세포의 재생속도는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져 있었다. 심근세포 역시 불변론과 재생론 간에 논란이 있었다.

성숙한 심근세포가 턴오버 사이클(turn over cycle)에 의해 증식한다고 주장하는 연구가 있는 한편, 표지 누클레오시드 아날로그를 이용한 설치류에 대해 수십년간 실시된 연구에서는 ‘심근은 재생하지 않는다’에서 ‘생후 상당한 비율로 재생한다’까지 상반된 결론이 제시돼 왔다.

최근 유전자 표지법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심근세포의 복제가 아닌 줄기세포/전구세포에 의해 심근 재생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 방법을 통해 손상된 심근세포는 재생되긴 하지만 건강한 마우스에서는 1년간 재생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표지 누클레오시드 아날로그 등의 방법은 안전성면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할 수 없어 사람 세포로는 턴오버 연구가 어려웠다.

괴사된 심근세포에서는 기능이 그다지 잘 회복되지 않고, 심장이 원발소인 종양의 발생이 매우 적다는 점에서 성인 심장에서는 세포 증식이 한정적이다.

사람 심근세포의 유사분열과 관련한 분자 마커가 있다고 일부 연구에서 밝혀졌지만 이 지견만으로는 확실한 결론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분열세포의 분화가 무엇을 초래하는지, 또 분열세포가 장기간 생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프리센 교수팀은 이 연구성과를 얻기 위해 독자적인 방법으로 세포 나이를 결정했다. 이 방법은 냉전시대의 핵실험에서 14C의 대기 중 농도가 급격하게 높아진 사실을 이용하고 있다.

14C는 체세포에 축적되기 때문에 이 농도 변화를 파악하면 세포가 언제 재생됐는지를 알 수 있다.

교수팀은 냉전시대의 특이한 역사적 배경에 착안했다. 1950~60년대 초반 단기간에 실시된 지상핵실험으로 대기 중에 급상승한 14C는 이산화탄소(CO2)로서 지구 전체에 확산. 63년 부분적 핵실험금지조약체결 후에는 주로 대기권에서 확산되어 14C 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또한 대기 속 CO2 형태로 광합성을 통해 식물에 흡수된 14C는 직·간접적으로 사람에 흡수된다는 점에서 체내 14C 농도는 당시 대기 중 14C 농도를 반영한 것이다.

결국 DNA가 세포분열을 마친 후 안정된다는 점을 이용하면 DNA 속 14C농도는 세포의 탄생시기를 알 수 있게 된다. 결국 사람이 태어났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사람 세포의 연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연구에서는 14C의 축적량을 통해 좌실의 심근세포가 만들어지는 시기를 발견하여 사람 심장에서 생후에 DNA가 어느정도 합성됐는지를 확인했다.

지상핵실험 시작 전에 태어난 사람, 즉 22세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이 조사를 하면 심근세포의 DNA 합성이 생후에 발생하고 사람 심근세포가 턴오버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교수는 또 심근세포의 턴오버는 매우 속도가 빠르고 25세에서는 1년간 심근세포의 1%가 재생되지만 이후에는 노화와 함께 줄어들어 75세에서 0.45%까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세포 재생률이 낮다는 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심근세포는 일생동안 계속해서 재생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심장에서는 탄생 이후 심근세포와 인생 후기에 발생한 심근세포가 혼재하고 있다는게 교수의 견해다.

그는 “심근세포의 턴오버를 시사하는 지견이 나옴에 따라 향후 사라진 세포의 턴오버를 촉진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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