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스, 자누비아보다 허가 늦었지만 약효로 승부
리바로, 개국가에서 “효율 좋다” 입소문 재미 톡톡

어떤 경쟁 관계에서나 그렇지만 후발주자는 선발주자에 비해 프리미엄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최초(first)라는 수식어는 제품의 효과와는 상관없이 일정 수준만큼 인정을 받기 때문이다.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도 최초라는 수식어는 그야말로 훈장과도 맞먹는 효과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개량신약 1호인 SK 선플라주는 매출의 고하를 막론하고 영원한 개발 1호다.

천연물 신약 1호는 동아제약의 스티렌, 국산 발기부전 신약1호는 자이데나다. 역시 영원한 개발 1호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밖에도 '1호'가 갖는 의미는 매우 상징적이며 또한 이러한 영향은 해당 약품에만 한정되는게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도 크게 높여주는 효과도 가져온다.

하지만 1호라고 해서 매출이나 판매에서도 1위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후발주자들의 끊임없는 공격과 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치료제인 한국릴리의 시알리스는 1위인 비아그라에 신경쓰다 국산 토종신약인 자이데나에 덜미를 잡혀 한때 2위 자리를 내줬던 경험이 있다.

이상지혈증 치료제인 중외제약의 리바로 역시 한국화이자의 리피토와 한국아스트레제네카의 크레스토에 이어 후발로 출시했으나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이데나와 리바로의 공통점은 후발주자라는 점과 약효와 효율 등 제품의 우수성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리바로는 개국약사들 사이에서 약효율이 좋다는 입소문을 등에 업는 등 순풍까지 불어주고 있다.

최근 당뇨병 치료 신약으로 주목되고 있는 DPP-4억제제 가브스도 이러한 성공사례를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DPP-4억제제의 1호는 MSD의 자누비아. 관련 약물로는 출시 1호인 만큼 서울성모병원의 인크레틴 클리닉에 독점 공급하는 특혜를 얻기도 했다. 게다가 자누비아는 가브스와는 달리 단독으로 보험급여를 받는 장점도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가브스는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약효라는 진검 승부로 정했다. 최근 노바티스가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임상의학부 이지수 전문의는 “자누비아는 혈중 체류시간에 비례해서 효과가 나타나는 약이고 가브스는 혈중 체류시간이 떨어져도 효과가 나타나는 기전을 갖고 있다”고 밝혀 체내 반감기가 짧은 만큼 부작용이 적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브스 약효의 장점은 자누비아와 직접 비교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가브스는 자누비아에 비해 혈당 1일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교수는 “현재 당뇨병의 혈당변동치를 확인하는 기준은 당화혈색소(HbA1C)이지만 이제는 혈당치변동폭으로 패러다임 쉬프트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해 가브스의 순탄한 전망을 예고했다.

메트포민과 병용할 경우에만 가브스에 적용되는 보험급여 옵션 역시 저렴한 가격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현재 가브스와 자누비아는 각각 990원(1일 2회) 1,020(1일 1회)로 가브스가 약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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