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리스톨】 혈당지수(GI)가 낮은 음식을 먹으면 소화관 호르몬인 글루카곤양 펩타이드(GLP)-1의 생산이 항진하여 이것이 식욕억제와 만복감을 일으킨다고 킹스컬리지(런던) 레자 노로지(Reza Norouzy) 박사팀이 영국내분비학회 연례회의에서 보고했다.

소화시간 긴 저GI식

GI는 탄수화물이 든 음식을 혈당치 상승도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지수로서 저GI식은 고GI식보다 소화시간이 길고 혈당치도 느리게 상승한다.

고GI식품은 흰빵, 크로아상, 콘플레이크 등이고 저GI식품은 통밀빵, 우유, 대부분의 과일이나 야채 등이다. 저GI식은 식욕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노로지 박사팀은 건강한 자원자 12명을 대상으로 1회의 저GI식과 고GI식이 소화관 호르몬 수치에 미치는 작용을 검토했다.

우선 각 자원사에게 저녁식사로 동일한 중등도의 GI식을 먹이고 밤 사이 음식을 먹지 못하게 했다. 이어 아침에 저GI(46)식 또는 고GI(66)식 중 하나를 먹인 후 30분 마다 혈액 샘플을 채취해(총 150분), 소화관 호르몬인 GLP-1치와 인슐린치를 측정했다. GLP-1은 하부 소화관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억제와 만복감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혈장 GLP-1치는 고GI식군(곡선하 면적 3,865±1,630)에 비해 저GI식군(4,839±1,831)에서 20% 높고, 인슐린치는 고GI식군(1만6,245±7,600)에 비해 저GI식군(1만88±4, 757)에서 38% 낮았다.

저GI식 섭취가 GLP-1의 생산을 항진시킨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짐에 따라 저GI식이 고GI식에 비해 만복감을 얻기 쉽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생리적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대규모 코호트 조사 필요

노로지 박사팀은 “이번 결과는 1번의 저GI식이 소화관 호르몬 수치에 미치는 직접적인 작용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다. GLP-1은 가장 강력한 식욕억제 호르몬의 하나이며 이미 GLP-1과 저GI식이 독립적으로 식욕을 억제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지견에 근거하여 저GI식이 고GI식보다 강력한 만복감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설명해 주는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즉, 이번 결과에서 저GI식이 혈중 GLP-1치를 상승시켜 만복감을 가져오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사팀은 그러나 이번 연구의 아쉬운 점을 설명했다. “유망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 연구는 소수를 대상으로 한 예비적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인 만큼 향후 좀더 대규모 코호트에서 저GI식과 고GI식의 작용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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