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힘겨운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상당수 제약사들이 여성을 겨냥한 의약품을 속속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노리는 있기 때문. 이제 의약품도 남녀가 유별한 세상이다.

남녀 공용인 의약품과 달리 여성용 의약품의 특징은 감성을 듬뿍(?) 넣은게 특징이다. 이를 테면 작은 사이즈 정제를 비롯 화려한 포장, 여성을 배려한 성분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감성마케팅인 것.

여기에는 우루사알파가 대표적이다. 전통적으로 남성성을 강조해 온 우루사를 여성용으로 만든 이 약은 여성도 남성만큼 피곤하다는 것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혹시 무늬만 여성용이라는 비난이 있을까봐 내용도 충실하다. 성분도 여성에 유익한 티아민과 리보플라빈을 추가했고 크기와 색상에서 신경썼다. 패키지 또한 콤팩트한 화장품을 연상케한다.

대표적인 종합비타민제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일동제약의 아로나민도 여성용으로 아로나민씨플러스를 내놓았다.

일단 성분으로도 여성용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생리로 인해 부족해진 철분을 보충하기 위해 철을 넣었고 적혈구 생성 및 기형아 예방에 관여하는 엽산 및 비타민 B12를 보강했다.

최근 건강미인 옥주현 씨를 모델로 내건 것도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발모제도 예외가 아니다. CJ제일제당이 출시한 여성용 스칼프메드는 남성 제품과 달리 좀 더 컬러풀한 디자인으로 제품 외관에 꽤나 신경을 썼다.

이 같은 모습은 경쟁사들이 단순히 투박한 용기를 사용하거나 칙칙한 검은색을 넣은 제품과도 확연히 비교된다. 무엇보다 탈모치료제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 덕분인지 쏠쏠한 재미를 봤다고 한다.

이러한 트랜드에 따라 딱히 여성용이라는 문구는 없지만 여성을 타깃으로 한 약도 늘고 있다. 진통소염제인 일양약품의 이브, 대웅제약의 이지엔6는 아예 생리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름 역시 여성용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여성용 의약품의 출시는 2003년 한국얀센이 우먼스 타이레놀을 출시하면서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여성용이지만 남성이 먹거나 발라도 효과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

따라서 이 같은 제약사들의 행보는 마케팅 아이디어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불경기에 일반의약품 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 처방(?)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성의 약 복용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떨어진다는 사회적 분석을 인용한 마케팅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성용 의약품이 비타민과 탈모 등 제한적으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를 이유로 들기도 한다. 한 경제 전문가는 “여성이 소득과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제품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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