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바젤】 피부의 적색병변은 피부과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로서 대부분은 평범한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중독성 표피괴사 융해(Toxic Epidermal Necrolysis, TEN) 등 치사성 질환일 가능성도 있어 임상에서는 형태학적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스위스 베른섬병원 피부과 토마스 헌지커(Thomas Hunziker) 교수가 개원의 케어 아카데미에서 이와 관련해 설명했다.

치사성 병변 항상 경계해야

피부의 적색 병변에는 원발진과 이어 나타나는 속발진을 반드시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병변의 수, 크기, 배열 나아가 병변의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경계의 선명도 그리고 경계부만 두드러져 있는지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추가로 병변의 부위와 그 분포 형태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건선의 경우 독특한 분포 형태는 진단의 결정적 수단이 된다.

피부에 미치는 의약품의 부작용은 비교적 경미한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반상 구진은 원인 약물만 투여하지 않으면 빠르게 사라진다.

반면 TEN이나 DRESS 증후군(호산구 증가와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약진)처럼 치사적이고 응급이 필요한 병변이 의심될 때에는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모든 의약품이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모든 의약품 투여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 이런 경우 가능성이 높은 순서로 단계적으로 처치 방법을 바꾸지 않으면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TEN과 DRESS 증후군은 규명해 보면 모두 면역 반응이지만 병태 기전은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다만 항간질제나 항균제로 발생하기 쉽다는 공통점도 있다.

TEN 진단시 결정적인 것은 피부를 밀면 벗겨지는 이른바 니콜스키 현상(Nikolsky sign)이다. TEN에서는 각화 세포에 광범위한 세포사가 발생하기 때문에 피부와 붙여있는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면 표피가 벗겨진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질환은 기타 중증 자가면역질환인 대형 수포가 발생하는 질환 뿐이다. TEN에서는 광범위하게 화상을 입은 경우처럼 피부 배리어 기능이 작용하지 않아 감염증이 위험한 치사적 합병증이 될 수 있다.

헌지커 교수는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현재로서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은 고용량 면역 글로불린 정주”라고 설명했다.

교수가 지금까지 경험한 특수 증례로는 아토피성 피부염의 악화를 막기 위한 스테로이드요법 때문에 TEN을 일으킨 여성 환자를 들 수 있다고 한다.

DRESS 증후군의 경우에는 면역학적 발병 기전은 매우 복잡하고, 호산구가 피부나 다른 장기에 염증성으로 침윤한다. 이 증후군에서는 심한 장기 부전이 발생하여 사망할 우려도 있다. 교수는 “이 증후군에 추천할만한 치료법은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의 전신 투여와 면역 글로불린의 정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