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사례   

 

남자 59. 10년 전에 당뇨병으로 진단받았고 최근에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아 평소 복용하던 metformin 500mg bid에서 1,000mg bid로 증량하고 glimepiride 2mg에서 4mg으로 증량하여 받았으나 여전히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아 내원하였다. 내원당시 키 164cm, 체중 70kg, BMI 26.0, 공복혈당 160mg/dL, 식후 2시간 혈당 234mg/dL, HbA1c 9.0%였다.

 

 

 Comment

 

CHA의과학대학 내분비내과 박석원 교수
본 증례는 당뇨병의 병력이 10년을 넘으면 흔히 발생하는 전형적인 경구혈당강하제 복합처방 실패 (combination therapy failure)의 예다.

 

현재 사용중인 당뇨병에 대한 경구혈당강하제의 한계점 중 하나가 바로 이차성 실패(secondary failure).

 

이는 당뇨병 발병초기에는 대부분 소량의 경구혈당강하제에도 잘 반응하여 정상에 가까운 혈당조절이 비교적 용이하지만 투약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점차로 약물의 혈당감소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다. 경구혈당강하제의 이차성 실패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약제는 설폰요소제로서 1년에 3-10%의 빈도로 나타난다.

 

새로 발견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UKPDS연구에 의하면 처음에 설폰요소제 단독요법으로 배정받은 환자의 50%에서 6년 이내에 추가적인 인슐린 치료를 요하게 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2006년에 NEJM에 보고된 제2형 당뇨병 경구약제의 직접비교연구인 ADOPT study에서도 설폰요소제 투여군에서 치료실패율이 5년째 35%에 달했다.

 

2형 당뇨병에서 경구혈당강하제의 혈당저하 효과가 소실되는 치료실패는 설폰요소제가 가장 흔하지만 metformin 사용군에서도 5년째 약 20%의 환자에서 관찰되고 비교적 glycemic durability가 좋다고 생각되는 TZD계통의 약제인 rosiglitazone 군에서도 약 15%에서 관찰된다(그림1).

 

 

따라서 본 환자가 10년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던 점과 설폰요소제와 메트폴민의 적정용량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경구혈당강하제에 대한 이차성 실패가 나타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음에서 이 환자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몇 가지로 나누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가장 기본적으로 식사요법 및 운동 등의 생활양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는 모든 당뇨병환자에서 혈당조절이 불량할 때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만약 식사요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거나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이를 먼저 개선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본 환자의 경우는 식사요법과 운동은 평소처럼 지속해오고 있었다고 하여 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었다.

 

둘째는 현재 사용중인 경구혈당강하제의 용량을 검토해볼 수 있겠다. 메트폴민의 경우 최대 용량은 하루 2,500mg 이지만 하루 2,000mg 이상의 용량에서 추가적인 혈당감소효과는 거의 없으므로 이미 충분한 용량을 쓰고 있었다. Glimepiride는 하루 8mg까지 용량을 증가시켜 볼 수도 있지만 설폰요소제의 경우 최대용량의 1/2 용량(half maximal dose)에 반응이 없으면 추가적인 증량으로 인한 혈당감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용량을 더 이상 늘리지 않았다.

 

셋째는 경구혈당강하제의 교체나 추가적인 경구혈당강하제 투여를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인슐린분비촉진제(insulin secretogogue)로서 이미 충분한 용량의 설폰요소제를 사용했던 경우에 또 다른 인슐린분비촉진제인 글리나이드(Glinides)계통의 약제로 변경하는 것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나 TZD계통의 약제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아카보스, 보글리보스와 같은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는 최대혈당강하 효과가 HbA1c 0.6~0.7% 감소이므로 본 환자에서 HbA1c 9%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효과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혈당조절 목표인 HbA1c < 7.0%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하루 3회 투여의 번거러움으로 인해 약물 복용 순응도도 저하될 우려가 있다.

 

 

인슐린 레버미어 10~16단위 투여

아침 공복혈당 102mg/dL 유지

3개월 후 HbA1C 6.9%까지 감소

 

TZD계통의 로시글리타존이나 피오글리타존을 추가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으나 경구혈당강하제 삼제요법으로 혈당조절을 시도할 수 있는 경우는 대게 HbA1c 7.0~8.0%에 해당하는 경우이고 삼제요법은 비용 면에서도 인슐린 투여보다 고가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TZD + Metformin + Sulfonylurea의 삼제 병합투여에 대한 보험급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마지막으로 기저인슐린을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본 환자에서는 인슐린 레버미어 (Insulin Determir)를 하루 1회 자기전에 10단위 투여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며 16단위까지 용량을 조절하여 아침 공복혈당을 평균 102mg/dl로 유지할 수 있었고 투여 3개월 후 HbA1c 6.9%까지 감소했다. 이는 2008년 말에 개정된 당뇨병치료지침에 따른 치료이기도 하다(그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