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실험제 개발 단계에서 자주 실시되는 스크리닝 테스트를 검증한 결과, 리포터로 이용되는 발광효소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firefly luciferase)가 화합물 PTC124의 간섭을 받는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또한 이러한 간섭에도 불구하고 발광은 강해져 위양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립보건원(NIH) 화학게노믹스센타(NCGC) 더글라스 올드(Douglas S. Auld) 박사팀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했다.
PTC124는 현재 낭포성섬유증(CF)과 듀셴근이영양증(DMD)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 중이다.  

PTC124 분류 과정 이용

유전성 질환 중에는 넌센스 변이라는 유전자 변이가 원인인 경우가 있는데 비정상적으로 짧은 단백질이 생산되면서 질환이 발생한다. CF환자의 약 10%와 DMD환자의 약 15%는 넌센스 변이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다른 희귀 유전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약 2,500만명의 미국인에도 이 넌센스 변이가 관련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실험제 PTC124는 넌센스 변이를 억제하는 분자로서 몇 년 전부터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PTC Therapeutics사는 넌센스 변이를 가진 세포에 대해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를 이용한 세포 스크리닝을 실시하고 정상적이고 완전장(full-lengt) 단백질의 생산을 촉진시키는 PTC124를 분류하는데 성공했다.

반딧불이의 발광효소인 루시페레이스는 반응이 양성인 경우 시험 물질을 발광시킨다. 때문에 생물의학 실험이나 약제개발시 자주 실시되는 고성능 스크리닝에서 리포터 효소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리포터란 결과를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되는 분자를 말한다.

PTC사는 스크리닝 결과에 근거하여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에 의해 강하게 발광하는 특정 테스트 화합물 군을 분류하고 화합물 중 하나를 최적화시켜 실험제 PTC124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스크리닝 중에 이들 화합물이 강하게 발광한 것은 고도로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이 화합물에 의해 세포가 넌센스 변이를 효과적으로 해독하여 완전장을 가진 기능성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임상시험에서 효과 확인

과거 연구에서 완전장 단백질을 생산하는 능력이 조금이라도 회복하면 낭포성섬유증이나 넌센스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타 질환의 증상이 완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금까지 이용돼 온 겐타마이신이라는 항균제는 투여가 까다로운데다 청력 저하와 치명적 신장장애 등 부작용 우려도 있어 PTC124의 분류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동물과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추가 시험에서 PTC124의 안전성이 확인됐다. 또한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를 마커로 사용하지 않는 프로세스에서도 이 화합물이 동물과 배양세포모델에서 중요한 단백질을 증량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단백질에는 CF모델에서 나타나는 낭포성섬유증 막관통형 조절 물질과 DMD에서 나타나는 디스트로핀이 포함된다.

이러한 결과에 근거하여 몇 년전에 PTC Therapeutics사는 넌센스 변이로 인한 CF와 DMD를 대상으로 PTC124 경구제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CF환자에 대한 PTC124의 예비치험 결과는 Lancet(2008; 372: 719-727)에 발표됐으며 넌센스 변이로 인한 이상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뜻밖의 영향

대표 연구자인 올드 박사팀이 발표한 이번 지견은 PTC124의 분류에 이용한 프로세스와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를 마커로 사용한 약제 탐색 방법에 커다란 의문을 던졌다.

이 지견은 NCGC가 자체적으로 스크리닝 프로세스를 개량시키기 위해 이 마커와 간섭하는 화학물질을 분류하면서 발견됐다.

NCGC는 이 마커를 억제하는 몇가지 화학물질 패밀리를 분류했지만 그 대부분은 발광을 방해하거나 약화시켰다.

그러나 일부 억제물질(PTC 124와 3,5-다이아릴옥사디아졸패밀리에 속한 관련 화합물 등)은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와 결합하여 세포내에서 분해를 지연시키면 더 강하게 발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화합물이 불활성 또는 저활성이라도 효소가 안정화되면 발광이 증가되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NCGC의 제임스 잉글레스(James Inglese) 부소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결과”라고 말하고 신약 후보의 화합물을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 스크리닝 시스템에 적용할 경우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전 실험결과 재검토해야

NIH의 레이더느 킹스턴(Raynard S. Kington) 소장은 “CF와 DMD의 환자나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한 PTC124 치험에서는 이미 유망한 초기 결과가 나와 있다. 따라서 이번 지견이 현재의 임상 시험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번 지견으로 스크리닝 프로세스는 개선돼 많은 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특징의 이해나 치료법 개발이 좀더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잉글리스 부소장에 의하면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의 스크리닝 시스템을 이용하는 연구자들은 얻은 결과가 의양성인지 수치가 과장됐는지를 재확인해야 하며 몇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이 테스트에서 발광한 화합물에 대해 다른 리포터 분자를 이용한 다른 시스템으로 재시험하는 것이다.

부소장은 바다 팬시라고 불리는 레닐라 레니포미스(renilla reniformis) 유래의 리포터 분자는 PTC124와 관련 화합물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바다 팬시의 스크리닝 시스템을 이용해 PTC124를 테스트한 결과 넌센스 변이를 가진 세포에 대해 완전장 단백질의 생산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보여주는 활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올드 박사는 이번 지견을 근거로 “고성능 스크리닝을 실시할 경우, 대조하는 화합물을 충분히 검토하고 동시에 리포터 분자와 화학물질의 상호작용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

약제 탐색과정의 일환으로 이러한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반딧불이 루시퍼레이스를 이용해 스크리닝하는 연구자들은 바다 팬시의 효소 등 대체 리포터를 이용해 스크리닝을 재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