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품목이지만 전체 매출 기여도 낮아
성장의 일등공신이나 경쟁력 저하 요인

최근 제약사들이 화두로 내세우는 것이 글로벌이다. 국내에서 시장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이제 우리나라 의약품 기술도 해외에서 어느정도 통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최근 증권가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매출로는 더 이상 성장은 못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와 있어 글로벌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그런 만큼 기존 약품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제약사들은 특정 약에 각인된 이미지를 벗어나는게 과젯거리가 되고 있다. 일종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고착화된 이미지가 장기적으로는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정약 이미지가 강한 회사로는 동아제약을 들 수 있다. 회사성장의 일등공신인 박카스의 의존도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지만 이미지가 너무 강해 스티렌, 자이데나 등으로 주가를 올린 자체 신약개발 능력이 과소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박카스가 차지하는 매출은 전체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동아 역시 더 이상 ‘동아제약=박카스’라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원치 않는다.

이런 사정은 대웅제약도 마찬가지. 대표품목이지만 우루사가 차지하는 매출은 전체 10분의 1수준. 전문약의 성장이 눈에 띄지만 우루사 이미지가 워낙 굳어진 터라 캐치프레이즈로 내 건 글로벌화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견 제약사의 이미지 탈피는 더욱 어렵다. 게보린 덕을 보고 있는 삼진제약은 앞으로 순환기 치료제와 에이즈 신약에 비중을 두고 있어 게보린 이미지를 벗어야 하지만 게보린을 능가할만한 차세대 약물이 사실상 없다.

동국제약은 파미레이 등 조영제를 제조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조영제 시장을 뚫기가 매우 어려운 데다 인사돌에 대한 의존도가 아직은 높은 편이다. 한독약품도 아마릴로 짭짤한 재미를 봤지만 당뇨전문회사라는 이미지가 강조되면서 항암제, 순환기계 치료제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회사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특정 약물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제약 컨설턴트 관계자는 “특정약으로 이미지가 고착화되면 해당 분야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가질 수 있어 장점도 있지만 발전 속도는 그만큼 더뎌 장기적으로 보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현재의 트렌드에서 고착화된 특정 일반약 이미지는 반드시 벗어나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다국적 제약사의 변신은 국내 제약사들이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지에서 질병에 대한 이미지 광고를 통해 신약개발에 노력하고 있는 화이자, 머크, 노바티스, 사노피 아벤티스가 좋은 예다.

이들은 나름대로 해당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는 약물을 보유하고 있지만 질병에 대한 메시지를 꾸준히 노출시켜 특정 약에 대한 이미지 고착화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국내사로는 환인제약이 이러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로 꼽힌다. 환인은 제품을 노출을 배제하고 전문치료제 개발에 앞장서는 회사임을 강조하는 광고를 라디오를 통해 오래전 부터 꾸준히 내보내고 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옛말처럼 환인의 이미지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제약사와는 달리 치료제 중심의 약품 개발을 하는 회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