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전조 증상이 없는 편두통의 경우 임신하면 통증 강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러한 환자의 약 70%에서는 임신 중이나 수유기에 편두통이 확실히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함부르크 에펜도르프대학병원 신경과 울리케 빙겔(Ulrike Bingel) 박사는 “전조 증상을 동반하는 편두통 환자의 약 30∼40%에서 임신하면 두통이 줄어들었다. 임신 중에 편두통이 악화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며 그나마 전조증상의 횟수만 증가하는 정도”라고 독일통증회의에서 발표했다.

하지만 임신시 편두통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임신 이후에 편두통같은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 때 뇌정맥동혈전증이나 임신중독증처럼 임신기에 특징적인 합병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또한 이미 편두통을 경험한 환자에서도 증상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임신부의 편두통이 태아에 영향을 주는 위험은 없다. 유산, 선천성기형, 조산 위험을 높인다는 데이터도 없다. 다만 중증 편두통의 발작으로 구토와 심한 탈수증상을 동반하면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과체중인 편두통 환자에서는 임신중독증(자간전증) 위험이 높아 치료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는 비약물요법을 중심으로 한다. 편두통 유발 원인을 미리 차단하거나 체조, 바이오피드백(행동치료법) 등을 실시한다.

하지만 임신 중이라도 약물요법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즉 급성 발작에서는 파라세타몰이 제1선택제다. 아스피린이나 이브프로펜 등의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는 임신 초기와 후기에는 사용하지 않지만 임신 중기에는 투여할 수 있다.

수유기에는 이브프로펜과 파라세타몰이 제1선택제가 된다. 콕시브계 약물은 아직 충분하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아 사용해선 안된다.

진토제 중에는 디멘하이드리네이트가 제1선택제이고, 메토크로프라미드가 예비약물이 된다. 트립탄계 약물을 사용할 때에는 임신 초기 수마트립탄 노출의 데이터를 참고한다. 최기형성을 높인다는 데이터는 없지만 임신 초기에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빙겔 박사는 그러나 “임신 중기나 후기에 아주 심한 편두통 발작에는 적응 기준을 엄격히 하여 수마트립탄을 투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유기 중에 트립탄 약물을 가끔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8시간 정도 수유를 중단하는게 좋다.

일반적으로 임신 중에는 예방적 약물을 투여할 필요는 없지만 마그네슘(1회 300g, 1일 2회)은 시도해 볼만하다. 임상시험을 통해 얻어진 결과는 없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메토프롤롤이나 저용량 아미트립틸린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