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한국MSD, 한독약품 주종목 강화
특정질환치료제 이미지화는 우려되는 점

제약사들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험없는 분야에 섣불리 출시했다가 위험부담을 떠안기 보다는 대표품목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도다.

그런 맥락에서 순환기약물의 명가인 한국화이자는 최근 노바스크10mg을 출시했다. 단순히 용량을 2배로 늘린 제품이지만 자신의 강점인 노바스크로 마니아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고용량 복용 환자가 늘고 있어 기존 노바스크를 업그레이드한 맞춤형 서비스인 셈이다. 나아가 국민고혈압약의 명성과 건재함도 재확인하려는 의지가 포함됐다고 할 수 있다.

한때 조코로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올렸던 한국MSD 역시 고지혈증약의 명가라는 프리미엄을 이을 신약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제품명은 트레답티브. 고지혈증 전문회사로서 입지를 굳히는 작전이다.

고지혈증약 판매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데다 새로운 약물이라 출시전인데도 자신감이 가득차 있다. 많은 제약사들이 나이아신 제제를 출시했지만 홍조부작용 파도를 넘지 못한 상황에서 권토중래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모습은 국내사인 한독약품도 마찬가지다. 아마릴로 국내 당뇨약 시장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힌 이 회사는 조만간 아마릴멕스라는 서방형 복합 개량신약으로 당뇨시장의 건재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시장진입 역시 순조로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회사측은 당뇨전문제약사와 효과와 편의성 그리고 경제성을 갖춘 약의 환상적인 궁합을 강조하면서 벌써부터 블록버스터의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전략은 그나마 회사만의 강점이 있어야 하는게 전제 조건. 그렇지 못한 제약사는 그저 부러울 뿐이다. 물론 강점있는 제약사들이 자신들이 원해서 이러한 전략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제약시장도 움츠려드는 시기인만큼 선택과 집중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리스크도 부담이다.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인 매출로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고 전문제약사로서 입지를 굳히는 장점이 있지만 특정 제품군의 이미지가 너무 강조되면 다른 약물을 론칭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게 이들 회사의 공통된 심정이다.

일례로 항암제와 순환기 회사로 각인된 노바티스와 한국MSD가 최근 선보인 당뇨약을 국내사와 제휴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독 역시 항암제를 주력품목으로 키울 계획이라서 당뇨전문회사의 이미지는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