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의 급성 뇌염·뇌증은 예후가 나빠 임상현장에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경우 연간 약 1천례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소아 급성 뇌염·뇌증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증상은 인플루엔자 뇌증으로 최근 이 병태가 해명되면서 일본후생노동성연구반은 ‘인플루엔자 뇌증 가이드라인(GL)’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 발표 후 치명률은 30%에서 10% 이하에 낮아졌다고 한다. 가이드라인을 만든 모리시마 츠네오 교수로부터 인플루엔자 뇌증을 중심으로 한 소아의 급성뇌염·뇌증의 치료법에 대해 들어본다.

 

발병은 급격, 예후는 중증

모리시마 교수에 의하면 일본 어린이들 사이에 발생하는 급성 뇌염·뇌증 가운데 인플루엔자 뇌증은 약 25%로 가장 많다. 사람포진 바이러스(HHV)-6, 7형 뇌증 11%, 로타바이러스 뇌증 4%, 문푸스 뇌염과 마이코플라스마 뇌염·뇌증이 각각 3% 등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그림1).

 

인플루엔자 뇌증은 A형인 H3N2 홍콩형이 H1N1 러시아형이나 B형에 비해 유의하게 많다. 실제로 홍콩형이 소아에서 유행한 1993, 95, 98, 2003년에는 인플루엔자 뇌증이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일단 발병하면 각 형태 간에 예후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B형에서 나쁜 예후를 보인다.

 

나이는 5세 이하 유아, 특히 1∼3세에 많다. 교수에 따르면 이 증상의 특징은 의식장애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경련은 70∼80%, 열 섬망 같은 이상언동(言動)은 약 30%에서 나타난다. 발병 이후 몇시간 이내에 신경증상이 발현하며 그 직후에는 사망하는 등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상 언동을 하는 원인은 주로 대뇌변연계의 장애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예후는 중증이며 치명률은 약 30%, 후유증은 약 25%에서 나타난다(그림2).

 

다장기 부전이 진행되면서 간부전·신부전·파종성 혈관내 혈액응고(DIC)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교수팀은 어떤 검사치에서 이상이 나타나고 예후가 악화되는지에 대해 중증례(사망, 중증 후유증)와 경증례(경도 후유증, 후유증 없음)를 검토했다.

 

그 결과, 트랜스아미나제(AST), 크레아틴키나제(CK), 크레아틴(Cr), 혈뇨·단백질 등이 예후를 악화시키며 비교적 일찍부터 이상이 나타났다.

 

뇌CT 결과에 따라 전반성 뇌부종형, 급성괴사성 뇌증형, 출혈 동반형, 경련중적 소견형 등으로 크게 나누어 관찰한 결과, 뇌부종이 뚜렷하거나 급성 괴사성 뇌증을 보이는 증례에서 특히 예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는 “입원 당시 뇌CT가 정상이라도 몇시간 후 급격하게 진행하는 뇌부종 때문에 뇌허니아가 발생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시간 경과를 세밀하게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MRI의 확장 강조영상에서는 조기에 이상을 발견할 수 있어 경과관찰 도중에 한 번은 단광자 방사 컴퓨터 단층촬영(SPECT)으로 뇌혈류장애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활성산소·질소산화물도 병태에 관여

 

최근 후노성 연구반은 인플루엔자 뇌증의 병태 해명을 주도하고 있다.

 

발병 기전에 대해 모리시마 교수는 “이 병태의 핵심은 전신 및 중추신경내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급격하고 과다하게 생산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장기에서 아포토시스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중에서도 인터류킨(IL)-6, 종양괴사인자(TNF)α 등이 크게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교수팀의 검토에서는 인플루엔자 뇌증 환자의 말초혈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유전자가 높게 발현되면서 면역이상도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바이러스 증식보다는 바이러스에 대한 생체의 과잉 반응이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잉 반응으로 인해 nuclear factor(NF)κ-B활성화와 세포장애도 발생한다는게 교수팀의 견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ROS), 질소산화물(NOx)도 병형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마이크로어레이법을 이용한 인플루엔자 뇌증환자의 말초혈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을 통해 몇가지 흥미로운 결과도 얻어졌다.

 

한편 인플루엔자 뇌증환자에서는 뇌부종을 비롯한 전신의 혈관 투과성 항진이 나타나 혈관내피세포의 기질적 및 기능적 장애가 발생했다.

 

인플루엔자 뇌증의 병태는 혈관내피세포나 신경세포, 신경교세포 등에서 매트릭스메탈로프로테아제(MMP)-9가 활성되고, MMP-9를 억제하는 조직 메탈로프로테아제 억제인자(TIMP)-1가 인플루엔자 뇌증에서 낮아지면서 뇌장애·다장기 부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해명됐다.

 

특별 치료로 치명률 10% 이하로 감소

 

일본은 지금까지 보고된 인플루엔자 뇌증의 증례를 분석하여 2005년 11월 인플루엔자 뇌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내용은 (1) 초기 대응 (2) 진단 지침 (3) 치료 지침 (4) 후유증에 대한 재활요법 (5) 그리프케어(가족·유족의 케어)―의 5가지 항목으로 돼 있다.

 

치료 지침에서는 특이적 치료로서 항바이러스제(오셀타미비어), 스테로이드(메틸프레드니솔론) 펄스요법, γ글로불린의 대량요법을 추천하고 있다.

 

모리시마 교수는 “전신 상태를 유지하는 지지요법과 동시에 높은 사이토카인 상태를 되도록 조기에 침정화시키기 위한 특이적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조기진단과 함께 특이적 치료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이적 치료법에서 추천된 항바이러스제는 인플루엔자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투여하면 발열(發熱)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인플루엔자 뇌증의 경우 중추신경계 내에서는 바이러스 증식이 나타나지 않는게 일반적이지만 뇌증 발생의 원인이 되는 기도 국소감염이 확대되지 못하게 억제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테로이드 펄스요법의 경우 메틸프레드니솔론이 중추신경계 내로 쉽게 이동하며 중추신경계 내의 고 사이토카인 상태와  혈증을 억제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뇌부종을 줄이는데도 효과적이다.

 

γ글로불린 대량요법은 에비던스는 충분하지 않지만 인플루엔자 뇌증의 경과 중에 발생하는 고 사이토카인 혈증에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특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에는 특수 치료로서 뇌저체온요법, 혈장교환요법, 사이클로스포린요법, 안티트롬빈(AT)-III 대량요법이 추천된다. 이러한 치료법의 보급은 인플루엔자 뇌증의 치명률을 10% 이하로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그림2).

 

다만 치료법은 현재 생각되는 인플루엔자 뇌증의 병태(고 사이토카인혈증, 전신 장기의 아포토시스)를 통해 효과를 추측하는 정도에 불과하고 약제의 용법·용량 등이 적응되지 않는 치료법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치료시에는 환아 가족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치료 동의를 얻는게 필요하다.

 

또한 증가 경향을 보이는 경련을 동반하는 인플루엔자 뇌증의 경우 고 사이토카인혈증은 일어나지 않아 특이적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교수는 “인플루엔자 뇌증의 발병 인자나 병태의 해명, 여기에 근거한 치료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NOx나 ROS에 의한 병태 악화의 기전도 판명됐다는 점에서 래디컬스캐빈저 치료나 Redox 제어(산화스트레스에 의해 세포가 발현하는 기능을 수식)도 포괄적 치료 전략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