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혈액을 보내는 부위(대동맥기시부)의 혈압(중심혈압)이 심혈관질환의 예민한 예측지표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를 요골동맥 맥파에서 비침습적으로 측정하는 장치가 개발돼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의 새로운 수단으로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측정치를 이상으로 판정해야 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에 대해 일본 에히메대학 노인의학 고하라 가츠히코(Kohara Katsuhiko) 교수는 고혈압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심혈압의 수치에 대해 73회 일본순환기학회에서 설명했다.

수축기의 혈압파는 심장에서 나오는 파(구출파)와 그것이 말초혈관에서 반사돼 되돌아오는 반사파에 의해 형성된다. 이때문에 수축기혈압의 파형은 단순한 역 V자형을 보이지 않고 상승시 또는 하강시에 파선의 경사가 변화하는 굴곡점을 일으킨다.

굴곡점이 어느 위치에 나타나는지는 측정 부위에 따라 다르다. 요골동맥의 혈압파에서는 피크를 이룬 뒤에 하강 곡면에 나타난다. 이 굴곡점의 혈압이 대동맥기시부에서의 수축기혈압(SBP)의 근사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요골동맥 토노메트리를 이용해 굴곡점의 수치(SBP2)를 측정하는 장치가 개발됐다.

고하라 교수는 이 장치를 이용하여 정상혈압자와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상완 SBP와 중심 SBP의 관계를 검토했다.

고하라 교수는 우선 대동맥기시부에서 직접 측정한 SBP와 SBP2의 관계를 다수례를 대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양쪽 모두 각 피험자에서 거의 일치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나타냈다.

이 결과를 근거로 고혈압환자 2,806명을 대상으로 상완 SBP와 요골동맥 SBP2의 관계를 검토한 결과, 양쪽 사이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또한 전체 피험자 가운데 강압치료를 받지 않은 1,04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고혈압 진단기준치인 상완 SBP 140mmHg에 해당하는 SBP2는 130mmHg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결과는 SBP2가 130mmHg 이상이면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하라 교수는 이를 진단기준으로 삼기에는 SBP2와 심혈관질환 위험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추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심 혈압은 고혈압치료를 평가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강압제가 중심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정보가 없다.

고하라 교수는 증후성 심혈관질환 기왕력이 없는 건강진단 검진자 657명을 대상으로 각종 강압제의 작용에 대해 검토했다.

피험자의 57%가 고혈압에 걸렸으며 29%가 강압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연구에서도 중심SBP의 대체지표로서 요골동맥 SBP2가 이용됐다.

이 연구에서도 상완 SBP와 요골동맥 SBP2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성이 나타났다. 이어 요골 SBP2와 상완SBP의 차이(ΔSBP)에 영향을 주는 인자에 대해 분석했지만 신장 및 심박수와 ΔSBP는 유의한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강압제도 유의한 인자였지만 그 영향은 약제마다 달랐다. Ca길항제, ACE억제제, ARB, 이뇨제, 알파차단제는 ΔSBP를 감소시키는데 반해 베타차단제는 반대로 ΔSBP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압제에 의한 ΔSBP의 변화는 중심혈압과 상완혈압에 대한 강압효과 차이를 반영한다.

고하라 교수는 중심혈압에 대한 강압효과는 약제마다 다를 가능성이 있어 강압치료를 정확하기 평가하기 위해서는 상완 SBP와 함께 요골동맥 SBP2를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