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해 감성적 접근에 적합
마케팅·에이전시도 女일색

발기부전 치료제와 백신의 공통점은 제약 홍보와 마케팅에서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홍보에 무관심했던 백신 전문회사들이 여성, 그것도 기혼자를 위주로 전문홍보인력을 속속 채용하고 있다. 프로덕트 매니저 역시 마찬가지다.

사노피-파스퇴르는 지난 9월부터 전담 홍보맨에 여성을 앉혔다. 베르나바이오텍 역시 여성을 홍보와 마케팅에 전진 배치시켰다.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는 이미 홍보 부서에 백신 담당자로 여성을 기용해 왔다. 한국MSD도 마찬가지.

앞서 말한 것처럼 몇 년전 발기부전 치료제 홍보와 마케팅은 여성 일색이었다. 금녀(禁女) 영역을 여성에게 맡김으로써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역발상적인 효과를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

그렇다면 백신은 어떤 전략을 세웠길래 여성 일색일까.

그 해답은 백신의 가진 특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린이 관련 약 광고를 보면 대부분 여성 모델을 통해 감성적인 소구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백신 홍보나 마케팅도 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단 백신은 여러 의약품 가운데에서도 내용이 약간 어려운게 사실. 따라서 세심하고 꼼꼼한 여성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물론 여자라고 모두 섬세한 것은 아니지만 백신 접종 등의 가족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 엄마라는 점에서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올해 초부터 GSK와 MSD가 한판 경쟁을 벌이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출시도 여성 파워의 등장에 일조했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사춘기 여성부터 맞아야 효과적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엄마가 딸의 손을 잡고 맞으러 가야 한다는 감성적인 컨셉이 잘 들어맞는다.

실제로 올해 초 한국MSD와 GSK가 학회를 통해 자궁경부암 질환홍보를 하면서 탤런트 윤유선 씨와 모델 변정수 씨를 홍보대사로 선정해 모성애를 자극시키는 감성 마케팅을 시작하기도 했다.

모든 백신에 여성홍보맨이 적합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유명 백신 회사의 홍보와 마케팅에서 나타나는 지금의 여권신장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